부동산에 미친 남자. 장편소설. 돈
금강 신도시는 96만8,800㎡으로 약 29만3,575평이다. 화천 도시개발공사가 만들어졌다. 화천 도시개발공사가 지분 50.0001% 과반을 넘기었고, 0.9999% 의 ㈜선우자산, 6%의 투자 펀드가 지분으로 참여하였다. 나머지 지분은 몇몇 은행이 나누어 가졌다. 그렇게 자본금 50억 원의 SPC가 설립되었다. ㈜선우자산은 태현이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산관리회사이다. 투자 펀드는 S 증권사를 통해 신탁 투자 형태로 판매한 상품이다. 1호에서 7호까지 있으며, 사전에 결정된 이름으로 배분하였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형식적인 절차를 밟았고, 서류를 만들어 놓았다.
SPC는 개발 예정지의 소유자에게 토지 보상을 하였다. 평당 평균 매입금액은 270만 원이다. 5,903가구의 아파트 지을 수 있는 신도시 택지 개발공사를 시작하였다. 총사업비는 1조 5천억 원이 투입되었다. 8개의 아파트 사업지는 공개 입찰하였고, 예상대로 한국당에 줄 댄 개발사업자들이 벌떼 입찰로 싹쓸이하였다. 오 시장은 공공성을 부여한다는 명분으로 LH와 가격 협상 진행하면서 ㈜선우산업을 끼워 넣었다. 일반 입찰 가격의 25% 낮은 가격으로 LH가 2개 사업지를, ㈜선우산업이 5개 사업지를 가지고 갔다. 그리고 상업용 사업지를 미희와 J가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에서 12개를 수의계약으로 진행하였다.
토지에 대한 분양으로 SPC는 약 3조원 매출을 일으켰다. 29만 3,575평의 평균 분양가격은 1,050만 원이었다. 기타 사업비용 제외하고서 화천 도시개발공사는 50.0001%의 지분에 대한 수익으로 6,400억 원 확보하였고, 지자체 민간시장이 만들어 낸 최초의 사례로 언론플레이 하였다. 오진명이란 이름이 정치적 브랜드가 되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태현이가 100% 지분 가지고 있는 ㈜선우자산은 약 641억 9천만 원을 배당수익으로 받았다. 자본금 49,995,000원 투자하여 641억 9천만 원 번 것이다. 이것은 눈에 보이는 것일 뿐, 실제는 이것보다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였다. 투자 증권은 SPC의 지분 3억 원 있으므로 배당으로 3,851억 원 받았다. 서수경을 비롯한 세 사람은 각각 2,500만 원 투자해서 약 320억 원씩 배당받았다. 1,280배의 수익이다. 아파트 공사는 현대, 대우, 포스코, SK 등에서 건설공사 계약하였고, 아파트 브랜드가 없는 ㈜동인건설은 하청 업체로 공사에 참여하였다.
금강 신도시 15개 부지에 입주하는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8억 원이었다. 금강 신도시 아파트 분양 총금액은 약 4조 6천억 원이었다. 분양은 보름 만에 완판되었다. 인근의 아파트는 7억 원이었다. 신도시라는 분위기와 아파트 브랜드 후광 효과는 8억 원이라는 아파트 가격을 무리 없이 소화하였다.
2,200세대 공급한 ㈜선우산업은 1조8천억 원 매출 올렸고, 25% 낮은 가격으로 토지 매입하였으므로 약 5천억 원의 수익을 창출하였다. ㈜동인건설 장 대표를 통해서도 상당한 금액이 모였다. 상업용 사업지에 있는 오피스텔, 상가를 분양하여 확보한 사업 수익 포함하여 금강 신도시 개발사업으로 약 9,000억 원에 달하는 총알이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말 역할에 100% 충실하였고, 말의 목줄을 움켜잡은 사람은 한 명의 남자였다. 과천 경마장에 가면 30분에 한 번씩 RACE가 일어나고, 짧은 시간에 전국에서 수십억 원이 모였다가 사라진다. 돈에 흥분한 사람들이 개떼처럼 몰려있는 곳이다. 돈을 던지는 사람이 있고, 버려진 돈을 줍는 사람이 있다. 보이는 것에 돈을 던진다고 생각하지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루가 끝나고 해 질 무렵이 되면, 비참한 저녁이 기다릴 뿐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돈은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것이다. 수백억 원이 순식간에 모이고, 그 모인 돈은 한 사람에게 흘러가는 것이다.
“문의원, 아니 문 대통령, 정말 인정사정없이 치고 올라갑디다.”
차 안에서 형기와 태현이 두 사람 대화에 오진명은 눈치껏 두리둥실 끼어든다.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지만, 여기 오 시장하고 형기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아닐까 싶어. 사연 없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다들 그 사연 속에 피 터지면서 살아가는 거지”
“자, 이제 10분 정도 있으면 도착입니다.”
운전하고 있는 형기가 백미러로 뒷좌석의 두 사람을 보면서 말한다.
검은 승용차는 이포대교 건너서 흥천면 상백리라는 마을로 들어간다. 마을 초입에 20m가 더 되어 보이는 은행나무 끼고 왼쪽 길로 들어가자, 남한강의 물결이 살짝 보이기 시작하면서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자락의 나지막한 언덕길이 나타난다. 비탈진 길을 올라갈수록 굽이굽이 흐르는 남한강 물결이 시야에 더 넓게 보인다. 언덕길 따라 양쪽으로 조경이 이쁘다 싶은 전원주택이 한 채씩 나타난다. 언덕 꼭대기에 있는 하얀 주택에서 길이 끝난다.
거실에는 식탁이 마련되어 있고, 사람들이 자리 잡고 앉는다. 수육을 집는 젓가락과 그 사이로 보이는 술잔에 소주가 채워진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가, 맛이 좋네요.”
“천천히 많이 드셔”
미희가 반찬 놓고 가면서 호영에게 말한다.
“그동안 고생하였는데, 밥 한번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자리 만들었습니다.”
태현이가 이것저것 챙겨주는 미희를 한번 보고, 모인 사람들을 보면서 말한다.
“우리가 금강 신도시에 정신이 없을 때, 문 의원은 청와대 접수한 겁니다.”
뒤를 이어 호영이가 소주병을 들고 일어나 한잔 씩 따라주면서 말을 한다.
“노재호 국장님, 국토부로 자리 이동해보실 생각 없나요?, 김미애 의원이 장관으로 발탁되었는데, 그쪽으로 이동해서 정책 방향을 잡아주시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태현이가 말한다.
“저야 바라는 바입니다.”
노재호는 일어나서 허리 숙여 고맙다는 의미로 인사를 한다.
“그러면 그렇게 하지”
호영이가 사무적인 톤으로 두 사람을 보면서 말한다.
“제가 수년 전부터 빌라를 매입했고, 서울에 680채가 있습니다. 혹시나 하고 준비하고 있던 것인데, 이번에 탄핵 사건을 겪으면서 윤 의원 통해 500채를 저쪽에 선물로 넘겼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술들 한 잔씩 하시면서 이야기하시죠”
오진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주 따라주겠다면서 사람들을 찾아간다.
태현이는 J에게 보유하고 있는 모든 빌라를 처분하라고 지시한다. 부동산 거래의 기본은 상대적이다. 미래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는 것이고, 미래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면 파는 것이다. 미래가치는 돈이다. 흔한 말로 적정가치를 찾아 쌍방이 거래한다고 하지만, 이론일 뿐이다. 한 놈은 헛짓거리에 돈을 던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