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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국현 Oct 03. 2024

부미남 19. 부동산투자는 타이밍

부동산에 미친 남자. 장편소설. 돈




   롯데호텔 지하 BAR의 구석진 테이블, 찹스테이크와 과일 안주, 그리고 맥주를 앞에 놓고 사람들이 모여 있다. 광화문포럼 5명의 부동산 박사들이다.

  “MB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당시에 몇몇 부동산 전문가들과 술 한잔하면서 이명박과 박근혜 두 사람 중에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인가? 라는 주제로 갑론을박한 적이 있습니다.” 

  정태현이 화두가 될 만한 말을 하고, 세 사람은 토론의 주제가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다는 듯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본다.

  “당시에는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될지 오리무중이었습니다만, 이명박이 대통령 후보가 된다고 가정하자, 돈을 모아서 이포, 여주 지역에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임야를 사자. 그리고 토지를 쪼개서 팔자.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대박이고, 안되면 그냥 원가에 팔던지, 손해 조금 보고 팔면 된다고 술자리에서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진짜 했나요?.” 

  “아뇨,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안 했다고요?”

  “네, 당시에 술을 같이 먹었던 사람 중에, 공인중개사 시험 공법 강의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교수가 있었습니다. 토지 투자에 대한 재테크 강의도 하는 그분이 말하기를 ‘이미 늦었다. 이명박이 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나오겠다고 하자마자, 발 빠른 사업자들이 팀 짜서 4대강 일대를 다 훑었다. 팔아 먹을만한 땅을 매입했고, 이미 쪼개기가 끝나서 기획부동산에서 분양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혹시 그 공법 교수가 중개사 시험 끝나고 나면, 합격자들 상대로, 그 친구는 제자라는 표현을 씁니다만 중개사무실 차려 돈 벌 수 있게 해준다면서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하는 친구 아닌가요?” 오진명이 묻는다.

  “아마 맞을 겁니다. 아시나 보네요?” 태현이가 대답한다.

  “아, 정말요? 기가 막히네요.” 

  임 박사가 의자를 앞으로 당기면서 말한다.

  “풍문으로 이명박 대통령 일가가 여주, 이천 일대에 소유한 토지가 많아서 임기 중에 고속도로가 만들어지고, 톨게이트도 만들어졌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일까요?” 김보경이 말한다.

  “풍문으로 이야기하자면, 노무현 대통령이 세종시 행정수도를 집행하면서, 당시 총리였던 사람이 중심이 되어 세종시 장군면 일대 토지를 상당수 매입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임박사가 말한다.

  “세종시 이야기하니 생각나네요, 아까 이야기했던 그 사람들하고 세종시 행정수도 개발이 완료되면 투자가치가 있는 곳이 어디일까? 논쟁했었습니다.”

  “정말 발 빠르게 움직이는군요” 

  “공법 교수가 이번에는 철도 이야기했습니다. 1호선이 신창역까지 가니, 거기서 조금 더 연결만 되면 세종시 지나서 대전 전철역인 반석역까지 이어진다는 겁니다. 신창역과 반석역을 연결하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전철로 연결되는 겁니다.”

  “어머, 그러네요.” 

  핸드폰으로 지도 검색하면서 서수경이 의외의 발견에 감탄하는 듯 소리 낸다.

  “그래서 실제로 팀 짜서 움직였습니다. 세종시에 전철역이 통과한다면 어디에 역이 생길 것인가? 세종시 일대를 훑었습니다. 조치원역에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조치원역부터 세종시까지 임장활동을 다녔고, 후보지 3곳을 추려서 12개 필지를 당시에 매입하였습니다.”

  “정말이세요.”

  “당시에 두 필지를 아이들 이름으로 매입하였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누군가가 선거공약으로 깃발 들 겁니다. 대통령 선거공약으로는 좀 약하기는 하지만, 모르지요, 서울에서 대전까지 전철로 연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국토개발계획은 앞으로 철도 중심으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KTX 종합환승역과 신도시, 그리고 컨텐츠, 이 3가지가 시너지로 나오는 지역이 어디인지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고령화 시대에 돈 되는 지역입니다.”

  “거기가 어디예요? 지금 늦었나요? 아직 개발 전이니, 지금 투자해도 될 것 같은데” 

  임 박사가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쭈뼛쭈뼛 말한다.

  “충청권 표를 얻고자 한다면, 대전까지 전철 연결은 진짜 나올 수 있는 선거공약이네요” 김보경이 말한다.

  “혹시 공인중개사 협회에서 연구실장으로 근무하시고, K 대학에서 중개론, 공법, 사법 강의하시던 신 교수 아시나요? 2년 전에 강의로 돈 못 번다고 학교 때려치우고, 지금 세종시에서 토지 전문 중개법인 만드셨는데 연락처 드릴까요?” 서수경이 말한다.

  “자, 시시한 이야기는 그만하시고···, 오늘 제가 여러분 뵙자고 한 것은, 고생하신 여러분들에게 선물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행정 전문가인 임 박사, 부동산 시장분석 전문인 서수경 박사, 아파트 가격지수 만들어 서울시 정책 자문으로 있다가 LH로 옮긴 김보경 박사, 시장이 된 오진명 박사, 여러분은 제가 인정하는 대한민국의 부동산 전문가입니다. 부동산 전문가가 부동산으로 돈을 못 벌었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아, 가슴이 왜 두근두근하죠?” 

  왼쪽 가슴에 오른손 얹으면서 김보경이 말한다.

  “여러분들이 오진명 시장의 부동산 정책공약을 다듬었으니, 금강 신도시 개발사업 규모뿐만 아니라, 펀드를 기획하는 것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참여할 기회 드리고자 합니다.”

  다들 오진명을 쳐다보고는 환한 미소를 보여준다. 오진명은 도와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고개를 가볍게 숙인다.

  임 박사가 뭔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문다. 서수경은 두 손을 턱에 괴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김보경은 반듯하게 허리를 펴고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서수경과 임 박사를 한 번씩 쳐다보고 정태현에게 눈 맞추면서 말한다.

  “당연히 참여해야지, 이유 불문 아닌가요.” 

  “고마워요” 

  서수경이 한마디 한다.

  “여러분 넷은 똑같이 1/N입니다. 그럼 합의하였다는 의미로 술 한잔할까요, 광화문포럼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술 마시면서 다들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오진명은 약속이 있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거 운동하면서 그에 대한 보상은 어느 정도 기대했지만, 이렇게 지분 참여는 생각하지 못했다. 최소 10배 이상이다. 문제는 얼마 투자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투자금액은 정태현이 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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