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진화하는 인간들 사이, 신은 아담을 만들었다

<Bible IF Story>

by 경국현


창조와 진화, 그리고 또 다른 아담의 이야기

“나를 만나는 자마다 나를 죽이겠나이다.”
– 창세기 4:14

이 말은 가인의 고백이다.
그는 동생 아벨을 죽였다.
신은 그에게 ‘살인자’라는 낙인을 찍는 대신,
‘누구든 가인을 죽이는 자는 칠 배의 벌을 받으리라’며
표식을 주어 보호한다.

이때 우리는 한 가지 결정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가인을 죽이려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말인가?”
하지만 당시 성경에 등장하는 인간은
아담, 이브, 가인, 아벨—단 네 명뿐이었다.


1 아담 외에 또 다른 인간이 있었을까?

가인의 두려움은 상상의 적이 아니라,
실제 존재들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하지 않지만,
아담 외에도 사람들이 존재했음을 암시한다.

신학자들은 해석을 나눈다.

첫째, 아담 이전의 여자가 있었다.

둘째, 아담은 하나의 인간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상징이다.
어느 쪽이든, 성경 본문에 명확히 쓰인 내용은 아니다.
결국 상상해야 한다.



2. 또 하나의 가능성: 진화한 인간들

창세기 6장을 보면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과 결혼했다’는 구절이 있다.
이는 곧, ‘신이 만든 인간’과 ‘신이 만들지 않은 인간’의 구분이다.

상상해본다.

아담은 신이 직접 만든 ‘하나님의 아들’이다.



그러나 그 외의 인간들, 즉 ‘사람의 딸들’은
진화 과정을 통해 나타난 인류였던 것은 아닐까?



3. 진화론과 창조론은 대립하지 않는다

창세기를 보면 신은 여섯째 날에 인간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전날까지 바다, 하늘, 육지를 만들고
그 속 생명체들을 진화시켰다.

‘하루’는 인간의 24시간이 아닐 수 있다.
신의 하루는 수천만 년일 수도 있다.

진화론의 핵심은

바다에서 생명이 시작되었고

육지로 올라와 다양하게 분화되었으며

그 끝에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은 유인원의 진화를 지켜보다가,
그 중 한 순간,
아담이라는 특별한 존재를 “슬쩍” 창조 속에 끼워넣은 것이다.


4. 에덴동산은 어디에 있었을까?

상상해보면, 아담은 구석기 말~신석기 초기에 등장한 인류다.
아벨이 양을 치는 묘사로 미루어 보면,
이미 가축 사육이 시작된 신석기 시기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원전 10,000년 전후.

에덴동산은 아프리카 어디쯤이었고,
그곳에서 추방된 아담은 북쪽으로 이동해
지금의 중동 지역으로 정착했을 수도 있다.


5. 그리고 신의 피로 섞이기 시작했다

창세기 6장.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신의 후손과 진화된 인간의 후손이
서로를 욕망하고, 섞이고, 결혼하고,
한 인류로 이어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것이 신이 만든 ‘순수 혈통’이 사라지는 지점이다.
그래서 신은 이렇게 말한다.


“나의 영이 사람과 영원히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수명은 120년으로 제한되리라.” (창세기 6:3)


6. 선민사상은 여기에 뿌리를 둔다

고대의 거의 모든 문명은
‘신에게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사상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야훼의 자손’으로

우리는 ‘단군의 자손’으로

그리스는 제우스의 자식으로

이집트는 태양신의 후예로


각자 신의 자식이라는 환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외의 인간들은
‘사람의 자식’으로 간주되었다.

이 사고는 곧 차별과 전쟁의 뿌리가 된다.

“너는 신의 자식이 아니니까 죽여도 괜찮다.”
이것이 인류가 스스로 허락해버린 폭력의 정당화다.


마무리하자면

창조론은 신의 시선이고,
진화론은 인간의 시선이다.
둘은 배치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를 보완하며 인간을 설명한다.

아담은 신이 만든 상징이다.
그러나 인간은 아담만이 아니다.
진화로 태어난 인간들도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 모두는
그 두 흐름이 뒤섞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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