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어느날 체홉 단편... 읽을 땐 그 의미를 알 듯 하다가도 책을 덮으면 독자를 다시 미궁에 빠뜨리는 듯한, 무수한 체홉 단편소설의 인물들을 살아있는 인간의 모습으로 만나는 일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체홉의 단편들을 무대로 옮기는 작업을 해오던 극단 어느날이 그동안 공연했던 네 작품을 골라 다시 무대에 올렸다. 이번 여름은 불안한 손님, 청혼, 적들, 대소동이 그 주인공. 희극이든 비극이든, 작품에 대한 해석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더 원숙해졌고 공들인 음악과 의상도 무대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그 어떤 인물이라도 공들여 표현하는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와 최고의 앙상블은 그동안의 그 어떤 체홉 공연에도 뒤지지 않는다. 어쩌면 다시 돌아올 극단 어느날의 체홉을 올가을이나 겨울 쯤, 한번은 만나보시길. 그러면 체홉 단편소설들을 읽는 작은 실마리 하나를 얻어 가실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