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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자까 Mar 06. 2022

나는 어쩌다가 디자인을 포기하고 행정업무를 시작했을까

교무행정사라는 직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올해로 갓 서른이 된 4년차 교무행정사이다.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 교무행정사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앞으로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직업을 대해야 할지와 같은 것들을 말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교무행정사는 무슨 일을 할까? 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이 글에서 그 호기심을 풀어가셨으면 좋겠다.    

 



나는 행정사로 근무하기 이전에 서양화과에서 시각디자인과로 편입한 5년차 미대생이었다. 서울권 2년제 서양화과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1년 정도 시각디자인과로 미대편입을 준비했다. 디자인을 배우면 취업이 더 잘 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다. 미대편입을 준비하면서 굉장히 힘들었지만 지원한 대학 3곳에 합격하는 기쁨도 누렸다. 그러나 편입생활도 만만치 않았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2년 만에 겨우 졸업을 하고는 작은 디자인 스타트업 회사에서 1년 정도 일할 수 있었다. 이후 광고디자인 회사에서도 3개월 일했다. 그럼에도 디자인을 포기하고 행정업무를 시작한 이유는 다름 아닌 건강 때문이었다. 지나친 스트레스와 야근, 잠이 부족한 상황이 오면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곤 했다.      


교무행정사는 4시 20분, 벌건 대낮에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다. 이 점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덕분에 퇴근 후에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를 찾아갔다. 2년에 걸쳐서 150권의 책을 읽었고, 많은 양의 책을 읽다보니 글쓰기로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모아서 브런치 작가에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덕분에 브런치 공모전에 낼 작품들을 쓰는 목표까지 생겨서 이렇게 도전하고 있다.      




교무행정사라는 직업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금 상황이 어떻든지 간에 용기 있게 도전하셨으면 좋겠다. 퇴근 이후의 삶이 자기 계발이던, 육아이던지 간에 우리의 일과 삶의 균형은 필요하니까. 5년간 배운 미술과 디자인을 포기하고 행정업무를 시작했던 것 또한, 용기가 필요했을 테니까.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을 이 브런치북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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