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걸 미루는 버릇.

by 해와달



어릴때부터 그랬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닐 것이다.


밥을 먹을때 맛있는 반찬이 나오면 아껴뒀다 그걸 맨 나중에 먹는다.

물건을 샀을 때도, 잘 쓰지 못하고 아끼고 아껴두다 시간이 흘러 때를 놓쳐 쓸모가 없어져 버린다.


그 습관이 아직도 여전히 존재한다는걸 깨달았다.


어제 다이어리와 스티커를 샀다.


O사의 365일 다이어리와 T사의 야광스티커를 샀는데,

다이어리의 제목이 야광폰트라서 둘이 퍽 잘 어울리겠다. 야광스티커 표지에 잔뜩 붙여야지 하고

흐뭇해하고 있는데, 그게 또 아까운 것이다.


내가 왜그렇지?

하고 문득 생각했다.

아마 어린시절 가난했던, 풍족하지 못했던 환경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른이 된 후 느끼는건...

요즘 나의 삶은 너무나 빠르게 흐르고, 유한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깟 야광 스티커 몇개가 또 뭐라고 아끼는가.


이제는 그만 그 습관과 안녕하고 싶다.


이제는 맛있는 음식 중간중간 먹으면서 보내고 싶고.

좋은 물건 아끼지 않고 매일매일 소진하며 편하게 사용하고 싶다.


정말 아끼고 애지중지해야할건 내 몸밖에 없다.

물건이나 소모품들에 에너지 쏟지말자.


짧은 삶, 마음껏 누리자.


다이어리가 도착하면, 스티커 왕창 붙여버리고

다이어리도 해질 때까지 마구마구 써버리자.

이제 그래도 된다.

그래도 되는 어른이 되었다.

그래도 될만큼 버는 어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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