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드러나는 ‘당신의 격’
강의를 하다 보면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지 않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하품을 할 수 있다. 피곤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하품을 손으로 가리지도 않고 입을 활짝 벌린 채 하는 행동은 강사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당황하게 만든다. 또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집중이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고개라도 흔들며 깨우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그대로 졸고 있는 학생을 보면, ‘이 강의가 아무 의미 없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동시에 강의자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필기하는 척 낙서를 하거나,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옆 사람과 잡담을 나누는 행동 역시 단순한 무례를 넘어서 공동체의 집중을 방해하는 행위다. 강의는 혼자 듣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듣는 시간이다. 누구도 그 기본 매너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런 태도는 단지 ‘학습에 의욕이 없다’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더 깊은 태도의 문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태도가 고스란히 사회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강의실에서 보였던 태도는 회사 생활, 조직 생활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게 반복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본인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실제로 기업들 가운데는 면접 대기실에서의 태도까지 비공식적으로 평가에 반영하는 곳이 적지 않다. 면접 전에 눈에 띄게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거나, 불필요한 말을 하며 분위기를 흐리는 지원자는 따로 체크된다. 그리고 면접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면접장 안에서 한 말보다, 그 전후에 보인 태도가 더 오래 기억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종종 기본을 지킨다고 해서 특별히 눈에 띄거나 점수를 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맞다. 기본을 잘 지킨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특별히 뽑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기본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단박에 탈락 대상이 된다. 기본을 지키는 것은 플러스를 만드는 일은 아닐지 몰라도, 지키지 않는 것은 분명한 마이너스를 만든다. 그리고 그 마이너스는 조용하게, 그러나 치명적으로 기회를 가로막는다.
강의실에서 보이는 작은 습관 하나, 남의 시간을 대하는 자세 하나가 인생의 다음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기회를 스스로 닫아버리는 실수가 될 수도 있다. 결국 태도는 말보다 빠르게, 더 정확하게 사람을 설명한다.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어떤 상황이든 간에 우리는 결국 태도로 기억된다. 강의는 지식을 얻는 시간이지만, 동시에 나의 격을 보여주는 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