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프화가 Mar 10. 2022

명상은 집중력 훈련이다#2 현재에 집중하기

흘려보낸 잡념이 머릿속에 머물러 떠나지 않을 때는 마음 챙김.


앞서 명상은 잡념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게 하는 좋은 훈련이라고 이야기하였다. 

명상은 집중력 훈련이다.


하지만, 잡념이 흘려보내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다.

잡념을 행동으로 옮기진 않지만, 잡념 때문에 손이 멈추거나, 느려지고, 

머릿속은 멍하니 잡념을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분노, 좌절 등 강력한 감정이 동반되는 잡념은 좀처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맴돌게 된다 


사실 이러한 강력한 감정이 끊어지지 않는 이유는 뇌를 구성하는 뉴런의 특성에 있다. 

뇌는 출력과 입력을 반복하면 뇌를 구성하는 뉴런끼리 이어주는 선이 두꺼워진다. 

(정확히는 전기를 흘려보내는 절연체인  미엘린 수초가 두꺼워진다.) 

일반적인 학습과 기억은 이러한 입력과 출력이 반복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생각은 마치 물줄기처럼 가장 강한 두꺼운 선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즉, 어떤 생각을 반복할수록  당신은 그 생각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뇌 속의 뉴런들이 잠깐 그 감정에 닿는 순간, 두꺼운 선을 따라 가장 빠르게 떠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느닷없이 과거의 흑역사가 떠올라 부끄러워지는 것도 그 흑역사에 연결된 길이 많이 강화되어 있어 발생하는 뇌의 신비다.


명상을 이용하면 이러한 잡념의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앞서 했던 명상 방법이 눈을 감고 생각을 흘려보내는 것이라면,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잡념을 머리에서 빠르게 내보내고 현재로 돌아오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마음 챙김'이라고 이야기하는 방법이다.


방법은 앞서 와 같이 어렵지 않다.

눈을 감고, 숨을 천천히 쉬어보자. 

숨을 쉬면서 코를 들락날락하는 공기를 느껴보자. 

공기의 차가움, 코털의 움직임, 시원해지는 목구멍과 숨을 들이마시면서 커지는 폐까지. 

목을 꼿꼿이 세운 채, 고개를 살짝 숙이면, 목의 통로가 좁아지면서 더 세세한 공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숨을 쉬는 것을 관찰한다는 것은 뇌에 숨에 대한 출력(호흡)과 입력(느끼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이를 반복하면 뇌는 호흡을 느끼는 뉴런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게 된다. 

즉, 호흡 관찰을 가장 두꺼운 물줄기로 만드는 셈이다. 

이것이 반복되고, 충분히 강화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호흡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즉, 그 어떤 생각에 빠져있더라도 호흡을 인식하는 것 만으로 맴돌이에서 빠져나와 

현재의 나로 돌아오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종을 치면, 침을 흘리듯, 호흡을 느끼는 순간 잡념에서 돌아오게 되는 일종의 파블로프 효과인 셈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따로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숨은 어차피 계속 쉬니까. 단지 숨을 쉬는 것 자체를 인식하기만 하면 잡념에서 빠르게 돌아올 수 있다.


강화되는 것은 호흡을 느끼는 뉴런만이 아니다.

호흡을 느끼는 뉴런과 함께 현재에 집중하는 뉴런도 함께 강화된다. 

지금 이루어지고 집중해서 관찰하는 호흡이란 명백히 '현재'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호흡에 관련된 뉴런을 더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면 입으로 숨을 내뱉으면서 소리를 내도 좋다. 

소리는 뇌의 소리(음운) 영역을 자극하며, 이를 통해 더 잘 학습된다. 

소리 내어 글을 읽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는 것과 같은 이치다. 

주변이 소리 낼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명상할 때마다 좋아하는 특정 환경음(빗소리, 바람소리 등등)을 이어폰 등으로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숨이 들락날락하는 것을 이미지로 상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상상법은 명상을 신비한 것이나, 이상한 것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지 상상을 이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실제 공부를 하면서 해당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을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상상은 뇌의 이미지 영역을 사용하는데, 앞서 소리와 마찬가지로, 더 잘 학습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음운 영역과 이미지 영역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더욱 강력한 학습 효과를 제공한다. 

베델리의 작업기억 모형에 따르면  둘은 별개의 영역으로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사용할수록, 기억 효과가 배가 된다고 한다. 


감정도 도움이 된다. 앞서 이야기한 감정도 학습에 좋은 요소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아닌, 이왕이면 즐거운 생각, 행복한 것을 떠올릴수록, 좋다.


호흡을 관찰해서, 잡념을 떠나보내 보자.

이전의 명상이 잡념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방법이라면, 

마음 챙김은 잡념을 빠르게 끊어내고 현재로 돌아오는 집중력 훈련이다. 

복잡한 감정이 맴돌더라도 지금 현재의 호흡을 느낌으로써 잡념을 끊어내고 

현재 하는 일에 다시 집중하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음 챙김은 사실, 굳이 눈을 감지 않아도 된다. 

잡념이나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면, 어떤 나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길 가든, 

사무실 업무 중이든 단지 호흡이나, 키보드에 닿는 손 끝의 감각을 관찰하는 것 만으로 없앨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이,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떠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코에 잠깐 집중해보자. 공기가 코를 살짝 스치는 것을 잠시 동안 관찰하는 것 만으로 머릿속의 잡념이 빠르게 사라지고, 지금 하고 있는 일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2주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종료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