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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인노무사 한은경 Aug 16. 2017

휴게시간(점심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노무법인 대정, 한은경 노무사

<휴게시간(점심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오전 일찍 집에서 출발해 회사에 도착하고, 오후 늦게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가는 시간까지 총 시간 중에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근로시간'에 해당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모든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근로기준법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근로시간'에 대해서만 임금지급의무가 있으며, 근로자 또한 '근로시간'에 대해서만 임금지급 청구권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어떤 시간이 '근로시간'에 해당되어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또 어떤 시간은 임금을 청구할 수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


근로기준법 제 54조에 따라 회사는 근로자에게 4시간에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해야 한다. 만약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고 근로를 강제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근로기준법 제110조).


회사는 의무적으로 근로자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하는데, 회사가 휴게시간도 없이 근무를 시키는 경우, 혹은 '휴게시간'이라 하기에도 무색할 정도로 근로를 하면서 쉬게 하는 경우에는 휴게시간이 아닌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손님 오기를 대기하면서 손님이 오지 않는 시간에는 쉬고 손님이 오면 응대해야 하는 경우라면 근로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손님이 없는 시간에 쉬었다하더라도 휴게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씩 근로자가 정해진 휴게시간(예를 들어 점심시간)에 쉬지 않고 자발적으로 근무하고 그에 대한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①회사가 휴게시간을 부여했음이 명백하고, ②근로를 강제한 적이 없으며, ③근로자가 자발적으로 근로를 한 것이라면 해당 부분에 대한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인정받을 수 없다.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 감독을 받으며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의미하며, '휴게시간'이란 '사용자의 지휘 감독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사용자(회사)의 지휘 감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어야만 휴게시간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일을 완전히 중단하고 갖는 점심시간, 간식시간, 석식시간 등이 대표적인 휴게시간에 해당한다.


그러나 휴게시간에도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자유로이 사용할 수 없거나,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에 쉬는 시간이라거나, 회사의 지휘명령을 대기하고 있는 시간 등의 경우 해당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볼 수 없으며, '근로시간'에 해당하여 그 시간에 근무한 만큼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





<휴게시간에 실시한 근로에 대한 임금 청구 사례>



이러한 근로시간-휴게시간에 대한 분쟁이 가장 많은 곳이 음식점업(카페 등)과 숙박업, 요양원, 경비원, 독서실 총무 등이다. 일전에 모텔 종사자의 휴게시간에 대해 고용노동부 진정사건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결국 이기게 되어 근로자들은 2-3년치 임금을 소급해서 받게 되었지만 정말 어려웠던 사건으로 기억한다.


필자는 근로자측을 대리했는데 사실관계는 이렇다. 근로계약서에는 점심/저녁/간식시간이 각각 1시간으로 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10분만에 급히 먹고 일해야 했고, 근로계약서상 수면시간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자리를 지키며 손님이 없을 때 꾸벅꾸벅 졸수 밖에 없었으며 졸고 있는 것을 들키면 엄청난 폭언을 들어야 했다. 


휴게시간에 실시한 임금을 청구하는 사건의 경우 '휴게시간에도 쉬지 못하고 근로했음'을 입증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하기가 어렵고, 또 청구하는 임금의 단위가 매우 커서(예를 들어 언급했던 모텔종사자 사건의 경우 3명의 임금청구액이 8천만원에 달했었다) 노동부에서도 매우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사실 어려운 사건 중 하나이다. 


만약 독자가 별도의 휴게시간 없이 근무했다면, 또 해당 부분에 대해 임금을 청구하고 싶다면 아래의 증거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라(물론 이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 휴게시간에 근로를 시킨 증거 (녹음, 문자, 카톡 등)

- 휴게시간에 근로하지 않아 제재를 받은 증거 (주의경고, 핀잔, 임금공제 내역 등)

- 동료 근로자의 진술 등



 


사건은 개별 근로자마다 너무나 다양해서 일률적으로 '이길 수 있다/없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실제 사건을 진행하다보면 수도 없는 돌발상황이 발생하고, 예상치 못한 증거가 나오며, 심지어 진술이 번복되기도 한다.


미리 말해두자면 필자가 생각하는 '공인노무사'는 근로자의 편에 서서 근로자만을 대리하는 직업이 아니며, 또한 회사편에 서서 회사만을 대리하는 직업도 아니다. 나의 의뢰인이 근로자가 될지, 회사가 될지는 모르지만 노동관계법령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시시비비를 가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양측 모두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는 것이 공인노무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는 절대 증거를 조작하거나, 거짓을 진실로 둔갑하거나, 부정하게 사건을 이끌어가지 않는다. 부정한 행동은 향후 부정수급,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등의 더 큰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이익으로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손해라는 것은 장담할 수 있다.


지금 필자는 이 세상의 '근로자'들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 나를 지켜주기 위해 만들어진 '노동법'을 최소한의 부분만이라도 익혀서 자신의 권리를 반드시 찾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그 과정중에 필자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관련 포스팅 바로가기  

[근로시간 시리즈-02] 대기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근로시간 시리즈-03] 출근시간 전, 퇴근시간 이후 시간은 근로시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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