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를 사랑하는 만큼 타인을 사랑하기

by 강훈

딸아, 네가 가끔씩 거울을 보며 “나는 예쁘지 않아”라고 삐죽거리던 날이 있었지. 그래놓고선 네가 친구를 위로하며 “넌 정말 멋진 아이야”라고 말하는 걸 들었어. 아빠는 생각했어. 왜 우리는 남에게는 줄 수 있는 따뜻함을 자신에게는 주지 못할까.


빈 컵으로는 물을 따를 수 없다는 말, 진부하게 들리지? 그런데 살다 보니 정말 그렇더라.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의 사랑은 무거워. 채워지지 않는 빈 공간을 상대방으로 메우려 하거든. 그건 사랑이 아니라 갈증이야.


“정말 나를 사랑해?”라고 매일같이 묻는 사람들이 있어. 드라마에서도 종종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확인하는 사람들이 있지. 그건 자기 자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야. 그래서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은 거지. 그러면 상대방은 지칠 수밖에 없어.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상대방의 사랑을 믿겠어.


우리가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을 보면, 사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보여. 네가 친구의 작은 실수도 용서 못 할 때, 사실은 네 실수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거야. 우리는 자신에게 하는 것 이상을 남에게 줄 수 없어.


아빠도 이런 생각 많이 했어. “왜 아무도 날 이해 못 해줄까”라고. 근데 곰곰이 생각해 봤어. 나는 나를 이해하고 있는가? 내 감정, 내 상처, 내 욕구를 내가 먼저 알아차리고 있는가?

사랑은 거울 같아서, 내가 나를 보는 방식대로 남을 보게 돼. 내 단점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남의 단점도 견디기 어렵고, 내 실수를 웃어넘기지 못하면 남의 실수도 용납이 안 돼.

아빠가 최근에야 배운 게 있어.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게 이기적인 게 아니라는 것. 아빠가 행복해야 너희에게도 행복한 아빠가 될 수 있더라. 지친 아빠, 짜증 난 아빠보다 충전된 아빠가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어.


어떤 철학자가 그랬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의 사랑은 폭력이 될 수 있다”라고. 무서운 말이지? 하지만 맞아. 자기 결핍을 상대로 채우려 하면, 그건 사랑이라는 이름의 집착이 돼.

네가 연애를 시작하면 알게 될 거야. “나는 너 없으면 못 살아”라는 말이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사실은 위험한 말이라는 걸. 건강한 사랑은 “나는 나대로 완전하고, 너는 너대로 완전해. 우리가 함께하면 더 풍성해지는 거야.”


자신과의 관계가 모든 관계의 원형이 돼. 네가 너 자신과 다정하게 대화하면, 남들과도 다정하게 대화할 수 있어. 네가 네 감정을 존중하면, 남의 감정도 존중할 수 있고.

가끔 네가 “저는 이기적인가요?“라고 묻곤 하잖아. 남을 먼저 생각하지 못한다고 자책하면서. 그런데 있잖아, 비행기에서 산소마스크 먼저 쓰는 게 이기적인 게 아니듯, 너를 먼저 돌보는 것도 이기적인 게 아니야.

아빠가 가끔 혼자 카페 가는 거 알지? 처음엔 엄마가 서운해하더라. 그런데 혼자 시간을 보내고 온 아빠의 환한 모습을 보고 엄마의 서운함이 없어졌어. 자신을 충전하고 온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


사랑은 뺄셈이 아니라 곱셈이야. 내가 0이면 아무리 곱해도 0이지. 하지만 내가 1이 되고 2가 되면, 사랑도 그만큼 커져.

딸아, 네가 매일 거울을 볼 때 너 자신에게 미소 지어줘. “오늘도 수고했어”라고 말해줘. 그 작은 자기 사랑이 쌓이면, 네가 줄 수 있는 사랑도 그만큼 깊어질 거야.

결국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만 타인을 사랑할 수 있어. 그러니 너 자신에게 관대해져. 그게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첫걸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