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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iny Dec 01. 2015

'물의 도시'는 베네치아 밖에 모르는 당신을 위해

포르투갈의 아름다운  아베이루

'물의 도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어디입니까? 네, 맞습니다. 베네치아죠.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이 작은 도시는 약 118개의 섬과 400개의 다리가 이루는 거대한 장관 덕분에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물의 도시의 고유명사로 통합니다. 


그다음으로 떠오르는 곳은 어디입니까? 만약 머릿속에 선뜻 떠오르는 도시가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제가 당신을 포르투갈의 아름다운 물의 도시 아베이루로 안내해드리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포르투갈은 한국인들의 간택을 쉬이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잦은 매스컴의 노출로 많은 분들이 스페인과 묶어서 혹은 포르투갈만 단독으로 찾고 계십니다. 


그중에서도 포트와인과 동루이스 다리로 유명한 포르투는 포르투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시인데, 그 포르투에서 남쪽으로 기차를 타고 1시간만 가면 아는 사람만 아는 아름다운 물의 도시 아베이루에 갈 수 있죠.



포르투에서 아베이루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기차를 타고 가거나 버스를 이용하거나 자가용을 운전하거나. 하지만 여행자들에게 가장 편한 수단은 뭐니 뭐니 해도 기차겠죠. 포르투의 아름다운 상벤투 역으로 갑니다. 


상벤투 역의 자랑거리 아줄레주 장식이 보이는군요. 아줄레주에 너무 현혹되면 기차 시간을 놓치게 되니 잠깐만 보시고 빨리 따라오시죠 : )


상벤투 역은 포르투 교통의 중심지로, 역 안팎으로 항상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소매치기도 주의하셔야 하고, 일행이 있다면 서로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아베이루로 가는 티켓은 역 안에 있는 자동발매기나 상벤투 역 구석에 있는 유인 판매창구에서 구입 가능합니다. 상벤투역 중앙에 있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타임 테이블을 통해 아베이루 행 열차 시각을 확인하고 (자주 있으니 걱정 마세요^^) 플랫폼 앞에 있는 노란색 펀칭기로 티켓에 구멍을 내줍니다. 



아베이루로 향하는 열차 안입니다. 이른 아침에 타기도 했지만, 상벤투 역이 시발점이기 때문에 열차 안에 사람이 없네요. 그래도 걱정 마세요. 아베이루에 가까워질수록 열차 안에 탑승하는 사람들도 많아집니다. 


아!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하실 것이 있습니다. 아베이루로 향하는 동안 꾸벅꾸벅 졸게 되면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게 될 수도 있어요! 포르투갈의 차장 밖 풍경은 스위스의 그것에 비하면 초라할지도 모르지만 훨씬 더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 )



상벤투역에서 열차를 타고 한 시간 달렸을까..금방 아베이루 역에 도착했네요^^ 아베이루 마을 자체가 작기 때문에 역도 크지는 않아요. 하지만 단출하다 해도 있을 건 다 있답니다. 역 안에 커피숍도 있고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자판기도 있어요!


아베이루 역에서 아름다운 물의 향연을 보기 위해서는 아베이루 시티센터로 가야 해요. 일단 아베이루 역을 빠져나와서, 역을 등지고 정면으로 쭉 뻗은 길을 따라 걸어가기만 하면 돼요.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데, 지루하거나 다리가 아프신 분들은 아베이루 시티센터와 아베이루 역을 오가는 버스를 이용해 보세요. 하지만 이왕 왔으니, 시간과 체력이 여유 있으신 분들은 천천히 걸으시는 걸 추천해요. 중간중간 재미있는 볼거리들이 있답니다.



드디어 뭔가 물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하지만 아직은 제가 말한 아름다운 물의 도시가 아니랍니다. 이 곳은 아베이루 시티센터의 초입이며, 쇼핑몰이 있는 아웃렛 공간이에요. 제가 안내할 곳은 5분 정도만 더 걸으시면 된답니다.



수로가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하고, 배를 닮은 형상의 놀이기구가 있는 놀이터도 보이네요.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아베이루는 베네치아 마냥 수로가  구불구불하지는 않아요. 폭이 넓고 곧게 뻗은 편이죠. 베네치아처럼 다음에 뭐가 나올까 궁금해지는 매력은 없지만 넓고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매력이 있습니다. 



여러분, 이제 도착했어요. 여기가 제가 말한 아베이루의 시티 센터입니다^^ 도시의 중앙에는 아베이루의 수로를 여행할 수 있는 배들이 항시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아베이루를 여행하는 또 다른 팁은...수로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는 점이에요. 나중에 다시 설명드리겠지만 도시의 역사와 함께 쇠락한 구도심과, 그런 도심의 활력을 위해 애쓰는 시티센터, 그리고 물보다 아름다운 뭍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이왕 온 김에 물을 한 번 내려다볼까요? 멀리서 봤을 때엔 물이 맑지 않고 더러워 보였는데 물고기가 헤엄치는 게 그대로 보이는 걸 보면 생각보단 맑은걸요? 그럭저럭 깨끗한가 봐요 ㅎㅎ


이왕 온 김에 베네치아 곤돌라 마냥 저 배를 타고 수로를 돌아다녀볼까요?! 자 이리 오세요!



전망 좋은 맨 앞자리에 앉았네요^^ 저희가 탄 배는 몰리세이루라고 하는데 포르투갈의 전통 배라고 하네요. 화려한 문양과 장식 그리고 색상이 특징인 배로, 옛날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싣고 나랐다고 합니다. 실제로 배에 올라타면 오래된 연식이 느껴지는데 그렇다고 위험하지는 않아요.


아베이루의 수로를 운항하는 투어 회사는 서너 개 정도 되는데, 프로그램은 다 비슷비슷해 보이니 여러분 시간대에 맞는 배를 골라타면 됩니다. 투어 시간은 대략 50분 정도예요



아! 저기 길 위에서 어느 모녀가 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미소 짓고 있네요? 저희도 한 번 손을 흔들어 볼까요? 몰리 세이루에 타면 언제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아요. 환한 미소로 화답해준답니다 : )



저희와 같은 배를 타신 분들이네요. 여기서 동양인은 저희 뿐이군요. 참고로 선원은 두 분 정도 타시는데 한 분은 영어를 할 줄 아세요. 그래서 저기 보이는 다른 분들이 포르투갈어로 설명을 들을 때 저희는 영어를 할 줄 아시는 분의 가이드를 받으면 됩니다. 



아베이루에는 오래된 가옥들과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공존합니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무엇을 닮은 것 같나요? 네, 바로 몰리세이루를 닮았어요. 디자이너가 배를 형상화해서 지었다고 하네요



이곳은 세라믹 공장이에요. 한 때 잘 나가던 공장이었지만 큰 화재를 겪은 뒤에는 운영을 안 한다고 하네요.  참고로 우리에게 영어로 안내를 해준 사공은 아베이루 출신인데.. 투어를 통해  이런저런 얘기를 듣다 보니 향토심과 애향심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었다는 알 수 있었어요.


한 때 잘 나가던 자신의 도시가 점차 쇠락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관광으로라도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놀러 와 줘서 자신이 태어난 도시에 관심을 갖아주니 너무나도 고맙고 행복하다고 하네요. 자기 고향과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던 사람이었어요.



세라믹 공장을 기준으로 뒤로 돌게 돼요. 수로의 폭이 꽤나 넓죠. 옛날에는 이곳을 통해 물자를 날라야 했기 때문이죠. 옛날만 해도 여기가 배들로 꽉 들어찼겠죠?


몰리 세이루로 투어를 하다 보면 다른 투어 회사의 배들과 종종 마주칩니다. 이럴 때 가만히 계시지 말고 환호성과 손짓을 건네 보아요. 



바로 위에서도 말했지만 아베이루는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기도 해요. 수로 옆 길을 따라 세워진 고풍스러운 건물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몰리 세이루 배를 닮아 화려하게 장식된 건물들도 많네요



우리가 배를 탔던 곳으로 돌아왔어요. 사람들이 끝없이 배에 올라타네요. 우리는 다른 곳으로 가볼까요?



이곳은 수로의 끝이에요. 저기를 넘어가면 바로 바다가 나와요. 아쉽지만 여기서 또 한번 기수를 돌려야 하네요. 뱃사공 아저씨는 가끔 뱃머리 위에 올라타서 건너편에서 오는 배들을 주시하며 배를 운전해요. 참고로 배는 모터로 움직입니다^^  자 이제 또 다른 곳으로 가보죠?!



이번에는 저 좁은 공간을 통과해서 아베이루의 일상으로 들어가볼게요. 뱃사공 아저씨가 저곳을 통과하는데 정말 묘기를 보여주시더군요. 양 옆의 벽과 배가 닿을락 말락 아슬아슬하게 통과해요 



이제 아베이루의 일상으로 들어왔어요. 꾸미지 않은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건물들이 보이네요. 이 곳은 소금을 만들거나 어업활동을 하는 곳이라고 해요. 우리의 애향심 넘치는 뱃사공 아저씨가 능숙한 포즈로 배에 걸터앉아 열심히 설명을 해주시고 계시네요.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다리와 마주했어요. 뱃사공 아저씨는 연신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며 아베이루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소리 높여 말씀하세요. 언뜻 보아도 아치의 선이 참으로 아름답네요



안으로  들어갈수록 화려했던 아베이루 시티 센터와는 달리 오래되고 확실히 무언가 쇠락한 모습이 역력해요. 여기오니 뱃사공 아저씨도 기운을 잃고 약간은 시무룩해진 모습입니다. 자세히 보면 집들이 전부 뾰족뾰족하게 생겼어요. 이건 아베이루 전통 가옥 모양이라고 하네요. 새로 짓는 건물들도 전통을 지키기 위해 저렇게 뾰족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이 쇠락한 수로에서 만난 한 떨기 꽃과도 같은 건물이에요. 포르투갈 특유의 아줄레주 장식이 인상적이에요. 하지만 이 건물 역시 끝이 뾰족하죠. 개성과 전통의 조화가 바로 이런 모습이겠죠?


고기 그물망을  형상화했다는 재미난 다리와, 아까 통과한 좁다란 터널?을 지나 맨 처음 우리가 배를 탔던 곳으로 돌아왔네요. 드디어 투어가 끝이 났어요. 어떤가요 처음 만나는 물의 도시 아베이루?



아베이루 시티센터에서 머지않은 곳에 투어리스트 센터가 있어요. 참으로 멋지게 생기지 않았나요? 건물이 좁고 높아서 자칫하면 여기가 투어리스트 센터 인지도 모르고 지나치기 쉬워요. 여기 들어가시면 아베이루 역까지 가는 버스 시간도 알 수 있고 간단한 아베이루의 여행 정보도 얻을 수 있어요



자 이제 물의 도시 아베이루의 여행 1막이 종료되었어요. 2막에서는 물보다 아름다운 아베이루의 거리 풍경을 함께 구경하실 수 있어요 : ) 함께 하고 싶으신 분들은 댓글 달아주세요^^








words by

la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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