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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Jun 28. 2023

숫자만 줄어들면 뭐 해

청춘을 돌려다오

청춘을 돌려다오~



노래 가사말이 생각나는 오늘이다.  현 정부에서 커다란 칼을 뽑아 들어,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부터 셈을 해왔던 우리나라 나이 계산법을, 세계적 기준에 발맞추어 만 나이로 계산하도록 법을 바꾸었다.


까치까치 설날과 우리 우리 설날 때마다 떡국을 먹으면서 다 같이 나이 한 살 먹었던 우리의 추억이  이제 역사 교과서에서나 읽혀 지려나.

어릴 적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설날이면 떡국 두 그릇 먹겠다고 엄마를 조른 적도 있고, 다 큰 어른이 되어선 떡국을 굳이 안 먹고 싶다고 우스개 농담으로 웃고 넘기곤 하곤 했는데, 이제 그런 떡국과 나이에 대한 추억과 농담도 사라지겠구나 싶다.  


솔직히 말해서 나에게 지금 와서야 만 나이 계산법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오히려 서슬픔만 더해가고 나이 계산법이 바뀌어 혼란 아닌 혼란의 시기가 중첩되는 6월의 어느 날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뱃속 태아 때부터 생명을 존중하는 우리 조상들의 속 깊은 배려가 나는 마음에 들었는데, 그래서 엄마 뱃속의 10달을 1년으로 쳐주어,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되는 우리의 나이 셈법이 정말 태아와 아기를 소중히 생각하는 좋은 풍습이며 존중받을 고유한 문화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가 보다. 요즘 MZ 세대들이나  해외에서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다 같이 나이 먹는 게 억울할지도 모를 일이지.


그래... 세상 만민에게 모두 평등하고 공평하며 만족하는 법이란 없다.

어딘가엔 꼭 예외가 생기게 마련이며,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누군가에겐 해당사항도 없는 불필요한 법들과 규칙들이 세상 허다하게 널려있으니 말이다.


만 나이가 지금 와서 나에겐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건, 숫자만 줄어든다고 나의 젊음 또한 어려지는 게 아니란 점이 좀 서글픈 마음이 든다. 그저 숫자 놀음에 불과한 나이의 줄어듬에 뭐 의미가 있으랴. 2살이 어려지면 나의 신체 구석구석 오장육부의 신체나이도 2년 전으로 돌아가 주름도 덜 지고 2년 동안 빠진 머리카락 개수만큼 채워지는 것도 아닐진대 말이다.


이제 앞으로 누군가 처음 만나 나이를 물어보면

"아.. 저는 아직은 XX 살이고 X월 X일이 제 생일이어서 68일 뒤면 1살 더 먹어 XX 살이 되어요"

라고 대답을 해야 하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노래가 생각난다.


I'm sixteen going on seventeen.   
( 나는 곧 17살이 되는 16살이랍니다)


저는 앞으로 두 달 10여 일 뒤면 xx 살이 된답니다.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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