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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Mar 28. 2023

거부를 거부하는 선물


 XX 님으로부터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거부거부하는 선물들


생각지도 않은 순간, 훅 들어오고 훅 보내지는 카카오톡 메시지 선물. 작게는 커피 쿠폰부터, 많게는 한우 선물세트도 들어온 적이 있었다. 선물의 종류와 방식도 참 다양하다.


며칠 전 아침, 카카오톡 메시지가 들어왔다.

생각지도 않게, "늘 행복하세요"라는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커피점 자몽 티 쿠폰이 들어왔다.

지인 언니에게 부탁했던 일이 너무 고마워서, 내가 먼저 선물을 보냈더니, 고맙다고 되려 나에게도 선물을 보내주셨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듯,

선물도 주거니 받거니 거부가 거부되는 선물이 되는 순간이다.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인 일로나, 부탁을 했거나, 반대로 내가 도움이 되었거나, 아니면 생일이 기념일 또는 특별한 날 또는 위로할 일, 다양한 일들에 이렇게  순간순간 들어오 나가는 선물 메시지들.

직접주기 곤란하거나 민망한 사이에는 이렇게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니 참 편리하면서도 민망함을 조금 덜어주는 고마운 기능이 아닐 리 없다.


예전엔 손이 민망할 정도로 괜찮다며 부러 안 받겠다고 과한 시늉도 해보고, 끝까지 마지못해 부끄러운 손을 내밀면서  선물을 받는 경우도 있었고,

생일선물이나 당연스레 받아야 하는 날의 선물 말고

(그렇다고 뇌물은 아닌 )

그냥 선의로 해줬던 일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주고받게 되는 선물인 경우 되려 받는 게 민망하고 미안하고 부끄러울 때가 있을 때 우린 "사양"이란 과한 리액션을 하곤 했다.

그러다 마지못해 주머니나 손에 들린 선물 꾸러미를 들고 집에 가기도 했었지.


그런데... 요즘은 그런 "사양" 이란 거절을 거부하는 일들이 늘어나는 거 같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순간 카톡으로 선물이 날아오고 부끄럽지만... 내 선물함에 차곡히 쌓여가는 커피 쿠폰이나 배송되는 선물을 볼 때면 왠지 모르게 내가 이렇게나 많은 걸 받아도 되나 하는 민망함 마저 들 때도 있다.


절하고 싶지만 이젠 그런 과한 사양의 리액션이 불필요한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물론, 거절방법은 있겠지? 주소를 입력 안 한다던지, 받은 만큼 다시 선물을 주거나?)


시대의 급변함은 여러 가지 일상생활 속의 선물의 행태마저도 바꾸어 가고 있다.


오늘도 고맙게 나에게 커피 쿠폰을 던져 준 , 지인 언니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이 일기를 통해 전하고 싶다.


나른한 오후, 자몽티 마시러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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