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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by m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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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사과를 깎다 엄지손가락 윗부분을 살짝 베었다. 옴푹 파인 것이 살갗이 살포시 너덜너덜하게 간신히 붙어 있다. 지열하고 페코짱 밴드를 붙였다. 언제 베었냐는 듯. 언제 따끔했냐는 듯. 귀염귀염한 페코짱 밴드 하나에 무덤덤해졌다. 방심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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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무심한 마음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오늘 내 기분은 무심하고 또 무심하다. 무심한 마음이다보니 목소리도 정확히 무심하게 나온다. 목소리에 긴장감은 일도 없다. 무심한 마음일 때 아주 여유로운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무튼 이래도 상관 없는 거 아닌가.하고 무심히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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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반지의 용도는 두 서너개 각기 다른 반지들이 손가락을 감싸는 그 안정감과 어떤 것은 딸랑거림, 다소 얕은 무게감에서 오는 발랄함이다. 책 장을 넘길 때, 키보드를 칠 때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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