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u Mar 27. 2023

기운

나이 들어갈수록 부쩍 생각하는 게 있다. 보이지 않는 것들. 가령 목소리라든지 기운말이다. 그래서인지 가장 먼저 내 얼굴의 분위기와 목소리 말투를 곧잘 신경쓰게 된다. 생각보다 목소리 하나에서 많은 게 읽혀질때가 있다. 목소리의 분위기와 기운이 그 사람의 실제 분위기와 기운과 일치한다고 믿는 편이다. 


나이들수록 부쩍 kindness. 친절함에 대해서도 더욱 생각하게 된다. 생각보다 우리가 자주 잊게 되는 것이  나에 대한 친절함은 물론이요, 타인에 대한 친절함이 아닐까. 까칠한 사람보다는, 가급적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고 싶은 바람이 있다. 


내 마음이 불안할 땐 어김없이 내 목소리도 흔들렸다. 지금은 내 마음이 이전에 비하면 아주 많이 안정된 상태라 그런지 내 목소리는 굉장히 차분하다. 톤도 낮아졌고 의식해서가 아니라 절로 그리되었다. 목소리의 힘을 믿는다. 목소리의 무심함, 덤덤함 그리고 적절한 침묵이 날 더 강하게 한달까. 날 더 단단하게 한다.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말을 줄인다.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됐다. 말을 줄이니 진심으로 상대방의 이야기에 경청할 줄 알게 됐다. 


전화로든 혹은 직접 만나 대화를 하다보면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기운이라는 게 있다. 설명할 수 없는 무형의 무언가.라는 생각인데, 목소리가 탁한 사람과 대화를 할 때면 서둘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진다. 상대방과 내 기운이 서로 맞지 않아서다. 


직접적인 경험 이외에 책을 읽고 사색하고 사유하고 글쓰고 이런 일련의 작업을 통해 얻은 또 다른 세계로부터의 경험이 날 더 깊게 사유하게 하고 깨닫게 해준 탓이 크다. 그래서인지 목소리, 그 사람만이 가진 분위기, 아우라, 기운이라는 것에 깊게 생각하게 됐다. 


아우라란,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 사람만의 내공이 외면으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온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목구비가 예쁘고 아름다운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내공이 외면으로 뿜어져 맑은 향기를 내는, 누가 봐도 그 사람만의 고유한 분위기와 향기가 나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늙어가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은지 몇 개월 되었는데 피부가 메이크업포에버 23호(대학시절부터 써 온, 내 까무잡잡한 피부에 찰떡인 파운데이션이다)바른듯한 마치 태닝한 듯한 피부톤이다. 게다가 핑크빛 립스틱까지 바르니 미국사는 언니(주변에서 부르는 별명인데, 피부색과 스타일때문인지 미국에 사는 교포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느낌이 더 강해진 기분은 무엇. 아무렴 어떤가. 


그런 이미지가 나라면 나인것이지. 내가 가진 것들 하물며 외모라든지 몸매라든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사랑하고 그 속에서 매력적인 포인트를 살려 더욱 멋진 언니. 매력적인 언니.로 내 개성을 발현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친절함과 상냥함을 잃지 말자.고 다짐한다. 화가 날 일에도, 아니 화내서 무엇하나. 나만 힘들지. 화내고 나면 뭐가 나아지나. 나만 괴롭지. 내 표정만 일그러질 뿐이지. 나는 언제부터인가 늘 이런식이 됐다. 인생 뭐 있슈.^^


좋은 기운을 만드는 일에도 부지런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전 21화 목소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