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사랑으로 들어올린 내 마음
지난 주말, 아이와 둘이 하루 종일 밖에서 잘 놀고 집에 들어왔다. 밖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그저 즐겁기만 했는데 집에 오고 저녁이 되니 내 몸은 녹초가 되어 있었다.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누웠는데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수지는 자기 전에 나랑 놀려고 이것저것 챙겨 오는데, 나는 누워서 눈을 제대로 뜨기도 힘들었다. 졸린 눈에 있는 힘껏 힘을 주며 눈을 뜨려고 애썼지만, 몰려오는 졸음이 왜 이렇게 무거운지 난 결국 졸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잠깐 잠이 들었다.
내가 잠시 잠 든 사이, 수지는 날 기다린 건지 혼자 놀았는지 잘 모르겠다. 잠깐 눈을 뜨고 일어났는데 벌써 수지가 잘 시간이 되어 있었다.
그때서야 나는 "수지야 치카하고 자러 가자"라고 했다. 하지만 피곤에 지친 몸은 잘 일어나 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랑 같이 양치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수지에게 말했다.
"수지야 엄마 너무 졸려서 힘이 없어"
내가 이렇게 말하니 수지가 내 앞으로 와서 이렇게 말했다.
"엄마 그럼 내가 업어줄게."
그러고는 작은 등을 내 앞에 보이며 팔을 양옆으로 벌리고 정말 나를 업는듯한 포즈를 취했다. 나는 깜짝 놀라 "정말? 수지가 엄마 업어줄 거야?"라고 하니, 수지는 그렇다며 업히라고 했다.
물론 수지가 날 업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피곤해하는 엄마를 위해 양팔을 벌리고 업어주려고 하는 수지의 모습은 내 마음을 감동으로 세차게 울렸다.
졸려서 잠이 들어 놀아주지도 도 못한 엄마인데, 수지는 이런 나에게 짜증을 내기는커녕 오히려 엄마가 힘들까 봐 챙겨준다.
수지의 이 따뜻한 마음에 내 피곤은 다 녹아내렸다.
그리고 난 정말 수지 등에 업혔다. 물론 내가 발로 걸어서 수지 등에 업힌 포즈만 취하고 화장실까지 걸어갔다. 내가 내 발로 걸어갔지만 수지는 정말 엄마를 등에 업은 듯 영차영차 하며 열심히 걸어갔다.
아이의 작은 등이 내 몸에 닿을 때, 아이가 품은 큰 사랑이 깊게 느껴졌다. 수지의 사랑이 날 업었다. 아무리 피곤하고 지쳐도 내가 다시 힘을 내고 일어날 수 있는 건 이런 아이의 사랑 때문이다.
이 사랑은 늘 나에게 새로운 힘을 충전해 준다. 그날그날 매일 새로운 힘이 솟아난다. 사랑의 힘은 끝이 없다. 한계도, 멈춤도 없이 조용히 깊게 흐르는 게 사랑이다.
그리고 수지의 감동 선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나를 업어서 화장실까지 간 수지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내가 언니 되면 더 잘 업어줄 수 있어."
정말 눈물이 찔끔 날 뻔했다.
수지는 내 몸보다 더 크고 따뜻한 사랑으로 나를 충분히 업어주고도 남았다. 수지의 마음이 넓고 넓은 바다 같았다. 수지의 바다 같은 사랑 속에 나는 넘실대는 파도처럼 춤을 추었다. 작은 등이 나에게 건넨 위로와 힘이 너무 따뜻하고 컸다. 수지는 사랑으로 내 마음을 들어 올렸다.
이 날 저녁, 마음이 오래도록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