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아이를 볼 때마다 너무 이뻐서 자꾸만 감탄하게 된다.
"아이 이뻐, 왜 이렇게 이쁜 거야, 아구 귀여워"라는 말을 입에 거의 달고 산다. 누구나 자기 아이가 이쁘겠지만, 나도 참 유난스러울 정도로 아이를 이뻐한다.
수지의 통통한 볼은 너무 귀여워서 자꾸 깨물어주고 싶다. 만질 때마다 말랑말랑하고 보드라운 촉감이 내 기분까지 말랑하게 만들어서, 나도 모르게 자꾸 볼에 손이 간다. 수지의 동그란 눈과, 작은 코와 입은 또 어찌나 귀여운지 뽀뽀를 안 할 수가 없다.
매일 봐도 볼 때마다 귀여운 이 작은 존재는, 내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있는 사랑까지 다 꺼내게 만든다.
내가 '귀엽다, 이쁘다' 하며 뽀뽀하고, 껴안고 볼을 부비부비 할 때면, 수지는 '엄마 또 시작이네' 하는 듯 가만히 있을 때도 있고, 간지러워서 까르르 웃을 때도 있고, 어떤 날은 무척 좋아하기도 한다.
수지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지 난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만큼의 애정표현을 충분히 한다.
그리고 종종 "수지는 뭘 먹어서 이렇게 이쁜 거야?"라고 물어본다. 수지는 이 질문을 좋아한다. 그러면 잠시 생각하고는 '이거 먹어서 그래, 저거 먹어서 그래' 라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 얘기한다.
어제도 내가 수지에게 마구 애정표현을 하다가 물어봤다.
"수지는 뭘 먹어서 이렇게 이쁜 거야?"
수지는 이때 토레타를 물병에 담아 마시고 있었고, 토레타를 먹으면 이뻐진다고 했다.
나는 "아, 토레타를 먹으면 이뻐지는구나~엄마도 토레타 먹어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곧이어 수지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는 지금도 이뻐."
이 말에 정말 ‘헉’ 하면서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또 한 번, 수지에게 심쿵당했다.
나는 안 그래도 충만하게 올라온 사랑의 감정이 수지의 이 말에 더 충만해져서 절정의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수지에게 어쩜 이렇게 이쁜 말만 하는 거냐며, 얼굴도 이쁘고, 말도 이쁘고, 마음도 너무 이쁘다며 와락 껴안았다. 내 품에 폭 안긴 수지는 그저 웃기만 했다.
'엄마는 지금도 이쁘다'는 수지의 말이 참 이뻤다.
나에게 이쁘다고 해서 단순히 기분 좋은 게 아니라, '엄마는 지금 있는 그대로 이쁘다'라는 의미로 들렸다.
뭘 더 하지 않아도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괜히 찡하고 뭉클했다.
아이는 항상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준다.
뭘 더하거나 빼지 않고,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그냥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좋아한다.
이런 아이 옆에 있으면 왠지 모를 해방감을 느낀다.
아이 옆에서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 외에 더 이상 다른 모습이 되지 않아도 된다. 다른 걸 의식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을 때 가장 자유롭다.
나는 아이 옆에서 가장 나답고, 편안하다.
그리고 사랑스럽고,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된다.
아이는 내 안에 있는 사랑을 다 꺼내게 만든다.
끝이 없는 애정이 마음속에서 넘쳐흐른다.
그리고 이 애정은 쏟아낼수록 다시 가득 차오른다.
아이를 키우면서 마음에 사랑이 마를 날이 없다.
온통 사랑으로 가득한 아이 덕분에 내 삶도 사랑으로 물들어간다. 사랑이 가득한 이 삶 속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