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덕분에 따뜻해지는 일상
어느날, 집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려고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렸다. 한손에 커피잔을 들고 거실 테이블 위에서 충전 중이던 휴대폰을 집으려던 순간, 충전 선에 손이 걸리면서 그만 커피잔을 놓치고 말았다. 결국 커피는 테이블 위로 쏟아지고 말았다.
다행히 유리컵이 깨지진 않았고, 다른 피해는 없었다.
나는 얼른 닦아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이 상황을 지켜본 아이가 나를 보며 말했다.
"엄마 괜찮아?"
순간, 커피를 치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조급해하던 나에게 수지가 건넨 그 한마디가 울컥 감동으로 다가왔다. 내가 괜찮은지를 먼저 물어주는 아이의 말이 참 고마웠다.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고, 수지는 한번 더 물었다.
"엄마, 옷은 안젖었어?"
커피를 쏟은 일이 크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는데, 나를 걱정해주는 수지의 그 말 한마디가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며 큰 위로처럼 다가왔다.
사실 커피를 테이블에 쏟는 순간 '아, 내가 또 덜렁거리네..' 하며 스스로를 잠시 질책했었다. 그런데 수지의 따뜻한 말을 듣는 순간, 자책의 마음에서 금방 벗어나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커피를 내릴 수 있었다.
내가 한 실수에 대해 '엄마 왜 그랬어? 조심했어야지.' 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텐데, 수지는 그러지 않았다. 대신 내가 괜찮은지, 옷은 젖지 않았는지를 먼저 물어주었다.
상대가 실수하거나 못했을 때 위로의 말을 건네는 건 마음을 한번 더 세심하게 쓰는 일이다. 그걸 알기에 수지의 한마디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일상 속 이런 사소한 순간들을 통해 아이의 따뜻한 마음을 자주 느낀다. 그냥 스쳐 지나칠 수도 있는 일들 속에서도 아이는 늘 다정한 온기를 남긴다. 그 마음이 나에게 전해질때마다, 내 마음의 온도도 조금씩 높아진다.
이런 아이 곁에서 나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다정한 마음을 배워간다. 아이 덕분에 매일의 일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