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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흔적으로 가득한 일상이 행복하다

매일 행복을 선물해 주는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상

by 행복수집가

아침에 수지는 일어나자마자, 나에게 타요 밴드를 붙여준다고 했다. 귀여운 캐릭터 밴드를 붙이기 좋아하는 4살 수지는 자기 몸에 밴드 붙이는 것도 좋아하고, 엄마에게 붙여주는 것도 좋아한다.


작은 손으로 밴드 종이를 뜯어서 나에게 붙여주고, “엄마 아야 안 하게 호호 불어줄게” 하며 호호 불어주기도 하고 밴드 붙인 손등에 뽀뽀도 해준다. 그리고 “이제 안 아플 거야!”라고 말하며 콩콩 뛰면서 좋아한다.


그 행동이 얼마나 귀여운지, 아픈 곳이 없었지만 뭔가 이미 다 나아버린 느낌이다. 아침부터 마음이 말랑말랑 해졌다. 아기랑 있으면 이런 순간이 많다. 무방비로 있다가, 아기의 치명적인 귀여움에 마음이 말랑해지고 다 녹아내리는듯한 이런 사랑스러운 순간을 자주 맞이한다.


출근하고 나서 내 손등에 수지가 붙여준 밴드를 보며 괜히 수지 생각이 더 난다. 나에게 자기 잊지 말라고 붙여놓은 수지의 흔적 같다. 내 손등에 귀여운 밴드가 있으니, 밴드를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


엄마가 된 후 나의 모든 것에 수지의 흔적이 가득하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내 폰 배경화면, 카톡 프로필부터 전부 다 수지다. 이렇게 하려고 한 게 아닌데, 엄마가 되고 나니, 내 마음을 아이가 가득 채우고 있어서 숨길 수 없이 아이의 흔적이 흘러넘친다. 수지의 흔적으로 넘치는 내 삶이 행복하다.


며칠 전엔 남편이 쉬는 날에 수지를 하원시키고 나서 나 퇴근시간에 맞춰, 수지를 데리고 내 회사 앞에 날 데리러 왔다. 남편이 쉬는 날엔 자주 날 데리러 온다. 수지가 온 날은 더 서둘러 나가는데, 회사 앞에서 날 보고 환하고 귀엽게 웃는 수지를 보면 내 얼굴에 웃음꽃이 한가득 핀다.


엄마를 보고 "엄마다아~!" 하고 그 작은 다리로 휘청휘청 아장아장 뛰어와 나에게 안기는 수지가 너무 사랑스럽다. 그렇게 우리 세 식구 즐겁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수지가 나에게 업어달라고 해서 업고 걸으니 수지가 너무 좋아한다.


내 등에 업혀 놀이기구를 타듯이 즐거워하는 수지. 내 등에 업힌 수지가 즐거워하니 나도 힘들지 않고, 그저 즐겁기만 하다.


엄마가 보고 싶었다는 걸,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다. 엄마랑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엄마가 보고 싶었던 마음을 스킨십으로 충전한다. 그리고 놀이터에서 더 놀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저녁에 자려고 침대에 세 식구 같이 누웠는데, 수지가 “아빠 엄마 좋아, 아빠 엄마 최고!”라고 말했다. 그 말이 우리 부부의 마음을 사랑으로 온통 뒤덮는다.


해맑은 표정으로 밝게 웃으며 그렇게 말하는 수지를 보고 마음이 뭉클하고 행복했다. 수지는 나에게 매일 이렇게 행복을 선물해 준다. 나는 매일 행복속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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