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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Jun 10. 2024

나만큼 친한 자매가 있을까

내 동생에게 전하는 러브레터

나는 1남 2녀 중 장녀이고 내 여동생과는 아주 특별하게 정말 친하다. 남동생과도 물론 친하고 잘 지내지만, 자매끼리의 우정이 유난히 각별하고 애틋하다.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처럼 잘 지냈고 가장 친한 사람을 이야기하라면 단연 첫 번째가 내 여동생이다.




이번 현충일 다음날 금요일은 나의 휴가였다. 이 날 점심은 가보고 싶었던 카페에 가서 차랑 디저트를 먹어야지 하고 생각하던 찰나 동생이 생각났다. 식사를 카페에서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지 않은데 동생은 카페에서 하는 식사도 좋아하고 카페 가는 걸 매우 좋아한다. 이런 취향이 잘 맞아서 동생과 카페 가면 더 즐겁다.


그래서 동생에게 혹시 금요일에 쉬냐고 물어봤다. 동생은 평일에 쉬고 쉬는 날이 매주 다르다. 그래서 금요일에 쉬냐고 물어보면서도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동생에게서 온 답은 “나 금요일에 쉬어!”였다. 반가운 대답에 얼른 또다시 물어봤다.


“나 금요일에 쉬는데 그날 점심 나랑 카페에서 같이 먹을래?”


“좋아!”


이렇게 우리 자매 데이트 날이 잡혔다. 평일 점심에 보는 건 또 오랜만이라 만남이 더 기다려졌다.



 

그리고 드디어 디데이가 되었다. 내가 가보고 싶었던 ‘카페 담’에서 만나기로 했다.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인데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정원이 너무 이뻐서 사진부터 찍었다. 사진을 안 찍고 그냥 카페 안으로 들어가기엔 아쉬운 마음이 절로 드는 카페였다.

정원 사진을 찍고 카페로 들어가니 기분 좋은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카페 내부는 깔끔했고 사장님의 취향이 곳곳에 보이는데 참 이뻤다. 나는 바깥 정원이 잘 보이는 통유리 앞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잠시 후 동생이 들어왔다.


우린 언제라도 만나면 늘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꺄~! " 하며 반가움의 인사를 온몸으로 나누고 음료와 디저트를 시켰다. 카페가 너무 이쁘다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동생과 대화를 나누면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잘 통하는 느낌이다. 대화에 막힘이 없고 서로 하는 얘기에 대해 경청하고 공감한다. 내 동생은 내가 아는 이중에 경청을 가장 잘해주는 사람이다. 정말 잘 들어준다. 내 말을 중간에 끊지도 않고 어떤 판단을 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잘 들어준다.


그리고 공감과 이해도 잘해준다. 내 생각이 자기 생각과 다르면 ‘아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들어준다. 내 생각은 이렇다며 굳이 자기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동생 본인얘기도 해주는데 난 동생이 하는 모든 얘기가 다 너무 재밌다. 동생은 특별히 웃기려고 하는 얘기가 아닌데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듣다 보면 많이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 카페에서 먹은 음료와 디저트가 맛있었는데 가장 맛있었던 건 동생과의 대화였다. 맛있는 대화를 나누다 보니 카페에서 보낸 한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




한참 얘기를 하다 보니 디저트가 금세 배에서 소화가 다 된 건지 조금 채워지지 않은 허기짐이 느껴졌다. 그래서 동생에게 “다른 디저트 더 먹을래? 내가 사줄게!” 했더니 동생이 “그럼 우리 다른 카페 갈래?”라고 말하며 내가 가보고 싶어 했던 다른 카페인 ‘엘리먼트브루’에 가보자고 했다. 난 바로 오케이! 했다.


하루에 카페 두 군데를 가볼 생각은 그동안 왜 못했을까, '1일 2 카페' 너무 기발하고 좋은 생각이었다. 다른 카페 가자는 말에 내가 바로 좋다고 하니 동생이 웃으며 내가 이래서 너무 좋다고 했다.


하루에 1일 2 카페 한다고 하면 어떻게 그러냐는 반응을 보이는 지인들도 있고 식당에서 밥을 안 먹고 카페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 못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밥 맛집도 좋지만 카페 맛집도 너무나 좋아해서 밥 안 먹고 카페 가도 좋다는 사람이다.


이런 취향이 나와 잘 맞아서 동생도 나랑 같이 카페 가는 게 너무 즐겁다고 했다. 아무나 다 좋아하는 취향이 아닌데 나와 잘 맞아서 너무 좋다고 한다. 나도 조금 평범하지 않은 이런 취향이 동생과 잘 맞아서 너무 좋다.

(물론 1일 2 카페를 가면 돈은 조금 더 들겠지만 매일 가는 게 아니고 특별한 휴일 가는 거니 이 정도는 기분 좋게 돈 쓸 수 있다.)




우리는 다음카페로 가기 위해 일어섰는데 내 동생이 내 발을 보더니 갑자기 “아 너무 귀여워!” 하며 소리를 질렀다. 내가 여름 양말을 신고 샌들을 신었는데 이게 너무 귀엽다며 내 발을 클로즈업해서 사진을 찍어댔다.

난 ‘이게 귀엽나?’ 조금 의아했지만 나름 내 스타일이긴 했다. 여름 양말에 샌들 신기.


동생이 내 스타일을 알아봐 주고 귀엽다고 해주니 기분이 좋았다. 내 발이 귀엽다며 찍는 동생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꼭 내가 내 딸 수지 귀엽다고 사진 찍는 모습 같았다. 발 사진 찍힘을 당하는데 사랑을 가득 받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동생의 사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카페 입구에 서보라고 하더니 갑자기 내 전신사진을 찍어주었다. “옥이 너무 귀엽다!!!!!!!” 하며. (내 이름 끝자가 ‘옥’이라서 동생이 옥이라고 부른다.)


동생이 내 사진을 찍어주며 귀엽다는 말을 계속하는데 그 말이 듣기 좋아 동생이 시키는 대로 웃으며 서 있었다.


사랑받고 이쁨 받는다는 느낌이 마음에 가득 차올랐다. 좋은 기분이 온몸을 감쌌다. 동생이 찍어준 사진을 보며 우리는 웃음꽃을 피웠고 다음 카페로 이동하는 동안 우리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2차로 우리가 간 카페는 ‘엘리먼트브루’라는 카페였다. 카페 분위기가 일반 다른 카페와 다르고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이 은은하게 와닿는 느낌이 좋았다. 우리는 이곳에서도 음료와 디저트를 시켰다.


한 입 먹는 순간 정말 맛있어서 ‘여기가 카페 맛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어봐야 알 수 있는 맛이다. 초코 휘낭시에는 초코라서 분명히 달아야 하는데도 많이 달지 않으면서 굉장히 맛있었고 치즈 에그타르트는 너무 부드러워서 입에서 치즈가 살살 녹았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피자 맛 같기도 한데 분명한 타르트였다. 정말 맛있었다. 내가 시킨 밀크티도 홍차의 맛이 진하게 나면서 내 입맛에 딱 좋았다. 분위기, 맛 모두 완벽하게 좋았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내 동생까지도. 정말 좋았다.


우리는 이 카페에서도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동생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좋은 에너지를 얻고,
더 큰 에너지가 나에게서 나온다.
 동생을 만나고 나면 만나기 전보다
 마음이 훨씬 좋아져 있는 걸 느낀다.
정말 나에게 좋은 것만 주는 동생이다.

나는 내 동생을 내 반쪽이라고 부르는데 정말 내 소울 메이트이자 영혼의 단짝 같은 존재다.


자매라고 다 취향이 잘 맞고 다 잘 지내는 건 아닐 텐데 우린 분명 서로 성격은 다른데 취향이 잘 맞고 대화가 잘 통한다. 무엇보다 서로를 애정하는 마음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부모님이 내게 주신 것 중에
 가장 큰 선물은 내 동생이다.
동생이 있어서 정말 행복하고 든든하다.



카페를 나와서는 포토이즘에 가서 요즘 제일 핫한 '선재업고튀어'의 선재 프레임으로 사진도 찍었다. 우리 둘 다 선친자다. 선재 좋아하는 취향도 같은 자매).

얼굴 가린 앞모습 최초공개(?!)

악세사리점에 가서 머리핀, 그립톡, 작은 손가방도 샀다. 너무 즐거웠다. 우리가 만난 두 시간 반정도의 시간을 행복으로 꽉꽉 눌러 채운 느낌이다.


이 날 우리는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헤어지고 나서 사진 공유를 했다. 동생이 보내준 사진엔 내가 찍힌 줄도 모르게 찍혀 있는 내 사진이 많았다. 내 뒷모습도 많이 있었다. 내 사진을 보는데 동생이 애정을 가득 담고 찍어준 게 느껴졌다.

동생이 찍어준 내 뒷모습

사진만 봐도 느껴진다. 대충 찍은 건지, 애정을 가득 담아 찍은 건지. 사진이 참 이뻤다. 내 동생이 찍어준 사진 속에 있는 내가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 동생에게 “사진 너무 잘 찍었다, 너무 이쁘다, 늘 내 뒷모습을 찍어주는 너는 정말 사랑이야”라고 말하니 동생이 “옥이에 대한 애정으로 사진이 잘 나오는 거지. 사진은 역시 사랑이야. 안 예쁜 구석이 없는 우리 옥이♡♡♡”라고 답이 왔다.

동생이 보내준 카톡


사랑이 가득 담긴 말에 또 웃음이 났다. 그 메시지를 보는데 참 행복했다. 동생이 나를 무척 이뻐하고 아낀다. 동생을 만나면 항상 애정 가득한 마음을 잔뜩 받아서 내 마음에도 사랑이 넘쳐흐른다. 만날 때마다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확실하게 느낀다. 그러니 동생과의 만남이 행복할 수밖에 없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상대의 사진을 계속 찍을 수 없다. 뭔가 의식하고 포즈를 취하는 사진이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주는 그 마음은 지금 내 눈앞에 상대가 너무 소중하고 이뻐서 카메라에 담고 싶은 것이다. 그 소중한 마음으로 내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내 동생이라는 게 정말 행복하고 고맙다.




이런 사랑을 나누고 있는 동생에 대한 마음을 꼭 남기고 싶었다. 내가 태어난 이후로 내 동생이 내 삶에 없었던 적은 없었다. 동생은 내 삶에 항상 함께 있었고 모든 시간을 같이 보냈다. 우리의 유년시절, 10대, 20대, 지금 30대에도 함께 하고 있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우리가 좋다. 나이를 먹는 만큼 우리 자매의 추억과 사랑하는 마음도 더 커져만 간다. 같이 행복을 쌓아가는 이 세월이 좋다.


내 동생 옆에선 난 할머니가 되어도 귀여울 것만 같다. 할머니가 돼도 동생은 내가 귀엽다고 사진을 찍어줄 것 같다. 웃는 게 정말 이쁜 내 동생의 웃음을 그때도 볼 생각을 하면 이 생각만으로도 벌써 행복해진다.


내 삶에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선물인 내 동생. 우리 할머니가 돼서도 카페 가고, 네 컷 사진도 찍고, 좋아하는 드라마 이야기로 깔깔 거리며 웃기도 하고,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쇼핑도 하며 여전히 귀여운 자매로 오래 사랑하며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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