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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Jul 06. 2023

책 읽고 공부하는 엄마를 따라하는 아이를 보며

아이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는 엄마이고 싶다

아이를 가정보육 하며 집에 있던 날, 수지와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수지는 간식을 먹을 때 항상 유튜브 영상을 보는데, 어쩌다 보니 간식 먹는 시간은 영상 보는 시간처럼 되었다.


난 영상을 보며 간식을 먹는 수지 옆에 앉아, 폰으로 브런치 글을 읽었다. 그런데 아무리 글을 읽는 거라지만 아이 옆에서 폰을 보고 있는 게 내 맘이 편치 않았다. 난 수지와 있는 시간엔 폰을 부엌 식탁에 놔두고 잘 보지 않는다. 아이와 놀면서 폰을 보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냥 스스로 정한 규칙 같은 건데, 아이와 있는 동안엔 아이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폰은 멀리 두고 있다. 그래서 수지가 영상을 볼 때 나도 잠시 쉴 수 있는데, 폰은 놔두고 책을 꺼냈다.


책을 읽으려고 소파에 앉았는데, 수지가 영상을 보다가 책을 보려고 앉은 나를 보더니 바로 내 옆으로 온다. 그리고 내 책을 보더니 “나도 엄마 책 볼래, 엄마 책 이쁘게 생겼다”라고 말한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내가 보는 책을 보며 하는 그 말에 웃음이 났다.


내가 책을 보며 연필로 책 문장 밑에 줄을 그으니, 자기도 엄마처럼 공부할 거라고(책이나 노트에 뭘 적는 걸 보면 공부라고 한다) 색연필을 달라고 해서, 수지에게도 다른 책 한 권을 주고 색연필을 같이 손에 쥐어주었다. 책과 색연필을 받고는 “엄마책이다~! “ 하고 즐거워했다. 그리고 책을 펼쳐서 색연필로 낙서도 하고 그림도 그리며 집중하는 수지를 보니, 정말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아이가 내가 하는 행동을 따라 하는 걸 보니, 자주 있었던 일인데도 새삼 신기하기도 하고 내가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아이도 책에 관심을 가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면 부모가 먼저 책을 읽으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직 어린 수지가 책을 많이 읽는 걸 바라는 건 아니지만, 집에서 자주 보는 부모의 모습이 아이의 무의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앞으로의 성장과정에 있어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먼저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가정에서 본 그 모습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어느샌가 닮아 있을 것이다. 엄마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습을 자주 본 아이는 그 영향을 받아, 본인도 책 읽고 글 쓰는 게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 앞에서 늘 정돈되고, 단정하고, 예의 있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그 영향을 받을 것이다.


나에게서 영향을 받는 아이를 생각하며,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나를 항상 돌아보고, 내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확인한다. 아이를 키우며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게 되고, 내 삶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려고 한발 한발 나아간다.


예전에 내가 시험공부를 했던 적이 있는데, 직장을 다니고 육아를 하면서 공부하려니 시간 내는 게 정말 쉽지 않아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공부를 한 적이 있다. 난 혼자 조용히 공부를 하고 싶어서, 나름 미라클모닝을 실천하려고 새벽 공부를 시도한 건데 아직 내 옆에서 같이 자는 수지는 새벽에 자다가 내가 없으니 일어나 엄마를 찾았다.


처음엔 잠이 깬 아기 옆에서 잠이 다시 들 때까지 있어 주었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공부할 시간이 너무 줄어들어서, 수지가 새벽에 잠을 깨면 그냥 내가 공부하는 옆자리에 앉혀두었다. 내가 수지에게 “엄마 공부하는데, 수지도 공부할래?” 하고 거실로 데리고 나와 책상에 앉히니, 수지가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나도 공부할래”라고 하며 내가 건네준 노트에 야무지게 색연필이나 연필로 한참 끄적거렸다.


내가 공부를 하고 있으니, 수지도 옆에서 생각보다 꽤 오래 집중해서 끄적이는 걸 보며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한참 그렇게 공부할 땐 수지가 먼저 “엄마 나도 공부할래” 하며 내 옆에 오고, 책을 보면 ‘공부’라고 말했다. 공부를 하는 엄마 옆에 있으니, 아이도 같이 공부를 하고, 엄마가 책을 읽으니 아이도 책을 읽는다. 이런 경험을 하며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란 말을 자주 떠올린다.


내가 공부하라고 시키지 않아도, 공부하는 엄마를 보는 아이는 자연스레 공부에 관심을 가진다. 아직은 공부가 뭔지도 잘 모르는 아이고, 나도 공부를 강요할 마음은 절대 없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서 아이의 삶에 있어서 부모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또 한 번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난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는 삶을 살고 싶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도 좋고, 이렇게 내가 쓰는 글을 보고 단 한 명이라도 뭔가 위로를 받고 힘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어떤 방법으로든 나 혼자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타인을 돌아보고 타인의 삶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은 게 내가 생각하는 삶의 가치다. 이 가치 실현을 위해 우선 내가 가정에서 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가까운 내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늘 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고마워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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