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사는 행복
아이가 어린이집 안 가고 가정보육한지 주말제외하고 5일 차가 된 날. 거의 일주일이 됐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수지는 드디어 병원에서 다 나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무엇 때문인지 잘 알 수 없지만, 목에 고름이 차고 수포성 구내염이 생겨 열도 나고 많이 고생했던 아이. 그래도 잘 버티고 이겨내 주어서 금방 낫고 컨디션을 회복했다.
남편이 오전에 수지를 병원에 데리고 갔었는데 이제 다 나아서 약 안 먹어도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오후에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내가 바통 터치받아 수지랑 있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수지는 집에서 조금 심심한 듯 놀다가 케이크 모형 장난감을 보더니 케이크 먹고 싶다고 사러 가자고 했다. 나도 마침 집안에만 있는 게 좀 심심하다 싶었는데, 잠시 바람 쐐며 산책 좀 하고 와야겠다 싶어서 같이 나섰다.
수지는 오전에 병원 가는 길에 킥보드 타고 다녀와서 많이 힘들었는지, 오후 산책은 유모차 타고 갈 거라고 했다. 그렇게 유모차를 타고 산책을 나섰다.
케이크는 조각 케이크 하나 먹으면 될 것 같아서, 동네에 가까운 카페 투썸에 갔다. 그리고 수지에게 케이크를 골라보라고 하니, 신중하게 보고서는 레드벨벳 케이크를 고른다. 난 포장해서 집에 가서 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수지에게 집에 가서 먹자고 하니 ‘아니야 여기서 먹을 거야'라고 했다.
수지는 카페의 아기의자에 앉아서 먹고 싶어 했다. 식당을 가든 카페를 가든 어디를 가든 아기의자만 보면 앉고 싶어 한다. 카페 들어갈 때부터 아기의자를 유심히 보더니, 앉아서 먹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그래 먹고 가자!" 하고 수지랑 같이 자리 잡고 앉았다. 계속 집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나와서 카페도 오니 수지가 기분이 많이 좋은 듯했다.
신난 몸짓과 표정을 나에게 마구 보여준다. 그리고 케이크를 한입 먹더니 맛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는데,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수지를 보기만 해도 행복이 전해져 행복으로 배부른 느낌이었다. 잔뜩 신나서 즐거워하며 애교도 부리고 웃기도 하고, 그 작은 입으로 뭔가 쉴 새 없이 말하기도 한다.
아이가 행복한 얼굴로 귀여운 몸짓을 하며 케이크를 맛있게 먹는데,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이 순간을 그대로 액자에 담아두고 싶은, 내 마음 한편에 이 모습, 이 감정, 이 느낌을 계속 담아두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눈과 마음에 담은 이 순간의 행복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어 행복해하는 아이 사진을 찍고, 글에 이 모든 것을 담는다.
아이와 있으며 내가 느끼는 이 행복한 세계는 오로지 글로, 기록으로 담을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사진까지 같이 있으면 더욱 좋다. 이 순간이 과거가 되어도, 나는 이 순간을 기록함으로 인해 언제든지 이 순간의 행복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이때의 감정과 느낌, 분위기를 떠올리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실제로 아이 사진을 보거나, 내가 수지를 생각하며 쓴 글을 읽을 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다. 나의 웃음 버튼, 행복버튼, 미소버튼이다 내 아이는.
아이와 카페 데이트를 하며, 내 눈앞에 있는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끝이 없는 행복과 사랑의 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엄마로 살며 아이를 향한 사랑을 가지고, 행복을 넘치게 느끼는 마음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내 눈앞에 행복하게 웃고 있는 아이의 성장을 오래도록 곁에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