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등하원 시키는 워킹맘의 열심히 사는 행복한 일상.
오늘 아침엔 아이가 긴 연휴끝에 오랜만의 등원이라 그런지, 집에서는 잘 나갔는데 산책 더 하고 갈거라며 어린이집 안들어간다고, 울고 떼썼다. 일부러 조금 일찍 나가서 아이와 아파트 단지 한번 돌았는데, 아침에 출근해야하는 엄마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원하는 코스로 다 돌수가 없었다.
그래서 젤리로 겨우 달래서, 어린이집 앞까지 가긴 갔는데, 막상 어린이집을 보니 안들어가고 싶었나보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보자마자 울면서 “엄마랑 산책 더 할거야” 라고 하며 안들어가고 버텼다. 이제 몸에 힘주며 수지가 떼쓸땐 내 힘으로 아이를 끌어오기가 힘에 부친다.
아침에 진땀을 빼며 수지를 겨우 선생님 손에 맡기고, 엄마 조금있다가 올거라고 나중에 산책 많이 하자고 인사하고 나오는데, 아이가 선생님이 달래주자 잠시 울음을 그쳤다가 내가 나오니까 “엄마~~~~!” 하고 울었다. 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일부러 뒤돌아보지 않고 그냥 왔다. 나는 출근을 해야하고 아이는 어린이집을 가야하기 때문에, 이 상황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 날은 아이를 문 안에 들여놓는 순간 선생님께 맡겨버린다.
그리고 어린이집 안에 들어가서 아이가 잘 놀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항상 그랬기 때문에. 아침에 엄마랑 더 있고 싶은데 못있었던 그 아쉬움은 나중에 하원하고 열심히 채워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나도 출근을 했다.
요즘엔 울지 않고 가다가, 이렇게 한번씩 아이 울음이 터지는 날이 있다. 이건 매번 겪어도, 겪을때마다 마음 한쪽이 무겁다. 우는 아이를 두고 발걸음을 떼는건 정말 쉽지 않다. 내 마음이 아이를 계속 돌아보고, 우는 아이를 내가 안아서 달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 마음을 그저 안고 나는 출근을 한다. 그래도 이 상황을 금방 받아들이고 아이를 믿는 마음을 가지면, 금세 또 괜찮아진다.
"우리 수지는 금방 웃고 오늘도 잘 지낼거야" 하고.
그리고 오늘 내가 하원시키러 갔는데, 귀여운 아이가 웃으며 나온다. 역시 아침과는 다른 모습이다. 하원할때는 늘 편안한 모습이다. 하원하면서 아이 신발을 신기는데 아이가 나에게 “오늘 아침에 수지가 엥~하고 울어찌” 라고 말했다. 오늘 아침일을 아이가 기억하고, 그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나 싶은 생각이 순간 들었다.
나도 우는 수지를 두고 회사가는게 마음이 편치 않은데, 아이도 우는 자기를 두고 회사를 가는 엄마를 보는게 마음이 편치 않은가보다. 하원할 때 날 보자마자 아침에 자기가 울었던걸 얘기하는걸 보니.
내가 “ 응 수지가 엥~했지~? 이제는 괜찮아? 오늘 잘 놀았어?” 라고 물어가며 대화를 하는데, 아이가 나에게 “엄마 아침에 수지 안지마, 엄마 넘어져” 라고 말한다. 오늘 아침에 문앞에서 안들어가려고 떼쓰는 아이를 내가 억지로 안아서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는데, 아이가 그걸 말하는거였다. 자기를 억지로 안고 들어가지 말라고.
그래서 내가 알겠다고 하며, “그런데 수지가 울면서 안들어가려고 하는데 어떡해~ 엄마가 억지로 안고 가서 미안해~ 그래서 불편했어?” 라고 말했다. 내가 이렇게 물어보는 것에 수지는 정확한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 하원하는 이 순간에 엄마가 자기옆에 있는 것이 그저 좋은듯 보였다. 아침엔 울고 힘들었지만, 지금 이순간은 엄마가 있으니까 그래서 그냥 좋은 아기다.
4시에 하원한 후 놀이터 가고, 산책하고, 연못에 물고기 밥주러 가고,마트도 가고 하다보니 저녁7시가 돼서야 집에 들어왔다. 정말 많이 걷고 놀고 불태웠다. 그리고 놀다가 집에 가자고 이런 저런 수를 쓰면서 수지와 밀당을 하다보면, ‘그럼 이것만 하고 가는거야’ 하는게 조금씩 더 생기고, 하나 들어주니 또 다른 하나를 원하는 수지를 멈추게 하고 이제 가자고 데려오려고 하면 한바탕 울고 난리를 피운후에,달래고 설명해서 겨우 겨우 데려온다. 정말 쉽지 않다.
매일 온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아이와 보낸다. 특히 아이를 하원시키는 날은 더욱 더. 아침에 못다한 시간 오후에 같이 잘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수지 씻기고 밥먹이고 설거지하고 빨래 정리를 하고나니 아이 잘 시간이 되고,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엄마가 되고 매일 하루하루 열심히, 최선을 다해 충실히 보낸다. 정말 하루를 후회없이 열심히 보내고 있는것 같다. 그리고 육아를 하며 몸은 조금 고될지라도, 마음이 행복으로 충만하다. 아이가 주는 기쁨은 그 어느것과도 비교할 수 없고, 엄마로 사는 이 삶이 내 삶을 더 의미있게 만들고 매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고 싶어 하루하루를 더 정성스럽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