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돼서 정말 행복하다.
남편이 수지 하원을 시키는 날엔 나 퇴근시간에 맞춰서 수지랑 같이 회사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적이 많다. 수지도 하원하고 집으로 바로 안 가고 밖에서 놀다 보니, 내가 마칠 시간쯤 되면 회사 앞까지 산책 삼아 걸어온다. 퇴근길에 마주하는 남편과 아이는 퇴근과 동시에 나의 행복지수를 높여준다.
밝은 모습으로 날 기다리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오늘도 남편이 수지를 하원시키고 회사 앞으로 날 데리러 왔다. 회사 건물을 나서는데 저기 벤치에 남편과 수지가 앉아 있는 게 보인다. 남편이 날 먼저 발견하고 수지에게 “수지야 엄마다!” 하고 말하니, 수지가 날 보고 “엄마아아아아!” 하면서 뛰어온다.
나도 수지에게 손을 흔들며, “수지이이이이이~” 하며 뛰어가 우리는 모녀상봉을 했다.
수지가 날 보고 반가워서 뛰어올 때의 속력은 수지가 내는 속력 중 가장 빠르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때도 그 정도로 빨리 뛰진 않는데, 퇴근하는 엄마를 향해 뛰어오는 수지는 정말 있는 힘을 다해 나에게 달려온다.
그리고 세상 환한 모습으로 웃는 햇살 같은 아이를 내 품 안에 안을 때의 그 행복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이 세상 행복을 다 가진 느낌이다. 작은 아기가 품고 있는 큰 행복이 나에게 들어온다.
아이를 낳기 전엔 이런 행복을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내 아이가 생기고, 아이가 내 삶에 더해주는 행복이 어마어마하다. 행복이 두리뭉실 떠가지 않고, 아주 구체적이고 가까이 내 피부에 와닿는다. 매 순간의 행복을 항상 발견한다. 매일의 행복이 쌓이고 쌓여, 내 삶을충만하고 아름답게 한다. 사랑의 힘이다.
오늘 하루 중 내가 가장 크게 웃은 순간이 수지가 퇴근하고 나오는 나에게 달려온 순간이다. 그 순간의 모습을 내 마음에 캡처해서 저장해 놓았다. 그리고 그 순간을 떠올리며 글을 적는 지금도 내 마음에 그 행복의 온기가 전해진다.
행복한 순간을 자주 떠올리고, 그 행복을 글로 적을 때 내가 느낀 행복이 온전히 내게 새겨지는 것 같다. 잊히는, 흘러가는 마음이 아니라, 행복으로 내 삶을 색칠해서, 내 삶 전체가 행복으로 물들어가는 것 같다.
아이가 나에게 “엄마~” 하고 해맑게 뛰어와서, “엄마 어디 갔었어 엄마 보고 싶었어”란 이 말을 들을 수 있는 이 행복. 난 엄마가 돼서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