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되길 정말 잘했다
어제 오후엔 친정아빠와 엄마가 수지 하원시간에 맞춰 오셨다. 그리고 잠깐 수지를 보시고, 같이 마트를 다녀왔다. 부모님은 오래 머무시진 못하고 가셔야 해서 아파트 1층에서 인사를 나누었다. 부모님이 수지에게 "수지 잘 있어, 다음에 또 보자"라고 인사하니, 수지가 손을 흔들며 "응 다음에 또 만나"라고 하며, 계단을 내려가는 외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계단 조심해서 내려가"라고 말했다. 그리고 "계단 내려가다가 물에 부딪힐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살피고 챙기는 이쁜 말을 하는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어쩜 이렇게 이쁜 말을 하고, 챙겨주는지, 이런 말을 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놀라고, 행복하다. 아이의 이쁜 마음이 내 마음도 아름답게 물들인다.
그렇게 이쁜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수지는 아빠와 목욕을 했다. 목욕을 하는 잠깐 동안, 나는 부엌에서 식사준비를 하고 잠시 쉬고 있었다. 그리고 목욕을 다 하고 나온 수지가 "엄마~!" 하며 나를 찾는다. 내가 "응 수지~" 하며 아이를 보러 가니, 다 씻고 발가벗은 귀여운 몸에 수건을 두르고 세상 환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향해 달려와서 안긴다. 꼭 이산가족 상봉하는 느낌이었다.
목욕하는 잠깐 사이 안 본 건데, 아이는 나를 오랜만에 보는 듯 그렇게 반가워하며 나에게 안긴다. 내 품에 안기는 아이와 함께 내 마음에 행복이 가득 들어온다. 아, 이런 순간은 언제나 겪어도 정말 행복하다.
매 순간 나의 일상에 사랑과 행복이 메마를 날이 없다. 아이가 주는 사랑의 온도가 항상 너무 따뜻하고, 내 마음을 사랑으로 촉촉하게 적셔준다.
그리고 수지는 아빠가 얼굴과 몸에 로션을 발라주는 동안 내 얼굴을 만지며 "엄마 눈 이뻐. 코도 이뻐. 입도 이뻐. 귀도 이뻐. 머리도 이뻐. 반짝반짝도 이뻐."라고 말해주었다. (반짝반짝은 내 눈에 바른 펄 섀도를 말한다.) 내 얼굴 하나하나를 조목조목 말해가며 이쁘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난 또 감동과 사랑을 받았다.
수지가 나에게 눈, 코, 입, 귀 다 이쁘다고 말해줄 때마다 "정말? 고마워! 힝!" 하며 대답했다. 눈이 이쁘다는 아기에게 "고마워 수지~" 코가 이쁘다는 아기에게 "고마워 수지~"라고 말하며 달달함이 넘치는 애정표현을 한껏 했다.
이런 일상의 조각들이 모여 내 삶이 반짝반짝 빛난다. 하루하루 매일 행복의 조각을 모으고, 그 조각들이 모여 내 하루가 아름다워진다. 놓치고 싶지 않은 행복의 순간들이 계속 쌓여간다.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말로 다 표현 못할 만큼 행복하다.
이렇게 오늘도 내가 엄마가 된 것에
한없이 행복하다.
엄마 되길 정말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