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안아줄게
퇴근하고 수지를 하원하러 간 날 저녁, 날이 추웠지만 수지는 이날도 놀이터에서 놀았다. 많이 추워서 오래 놀진 못하고 잠시 놀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수지가 힘들다고 안아달라고 했다.
가끔 수지가 걷다가 힘들면 안아달라 하는데, 앞으로 안으면 힘들어서 주로 등뒤에 업었었다. 그래서 이 날도 안아달라는 수지에게 "엄마가 업어줄까?"라고 했는데 수지가 이 날은 앞으로 안아달라고 했다.
괜히 어리광을 부리는 수지가 귀엽기도 하고, 하루종일 유치원에서 잘 지내준 게 고마워서 "앞으로 안아줘? 그래 알겠어!" 하고 번쩍 안았다. 뒤로 업는 게 조금 더 편하긴 하지만 앞으로 안는 건 또 다른 느낌으로 좋았다.
그리고 수지를 안고 걸어가면서 물어봤다.
“수지야 그런데 오늘은 왜 앞으로 안아달라고 한 거야?”
“아, 엄마 눈이 보고 싶어서.”
너무 사랑스러운 이 말에 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격에 벅찬 목소리로 "정말? 엄마 눈이 보고 싶어서?"라고 다시 되물으며 수지의 이쁜 말을 마음에 한번 더 담았다.
수지는 늘 내가 예상하지 못한 말로 나에게 깜짝 선물을 주는데, 이 말도 아껴두고 싶은 선물이 되었다.
수지를 앞으로 안고 많이 걷지는 못했다. 안고 걷기엔 너무 많이 커버렸다. 그래도 내 힘이 닿는 데까지 최대한 힘을 내서 안고 걸었다. 수지는 내가 안아주는 게 좋다고 했다.
'그래, 엄마 팔이 좀 아프더라도 힘닿는 데까지 수지를 실컷 안아줄게!'
조금만 있으면 수지는 내가 안지도 못할 만큼 커질 것이고, 오히려 내가 안아준다 하면 됐다고 손사래를 칠 날도 올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안아줄 수 있을 때 실컷 품에 안아야겠다.
수지가 하루하루 크는 날들이 너무 아쉽고 소중하다.
매일 소중함을 마음 가득 끌어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