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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Aug 01. 2023

정체된 구독자수에 연연하던 생각을 내려놓았다

거대한 자연 앞에 내가 작은 존재임을 발견하며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올린 지 두 달이 되어간다.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글을 올렸다. 의무감으로 했다면 꾸준히 매일 올리는 건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의무감이 아니라 정말 글 쓰는 게 좋아서 매일 글을 안 쓰고 지나가는 날이 없다.


글쓰기를 하고 나서는 매일 같은 줄 알았던 일상이 하루하루 다르고, 새롭다는 것을 느낀다. 어제와는 다른 하루가 오늘 하루를 산다. 비슷한 일상이지만 매일 다르고 새롭다는 걸 느끼며 지내는 게 감사하다. 그래서 하루 중 글 쓰는 시간을 빼놓지 않고 오늘 보낸 하루 속에 있었던 행복한 순간들이나, 기억하고 싶은 일들을 매일 적는다.


그런데 요즘 브런치 구독자수가 도대체 늘지 않는 걸 보며, 의식하지 않고 무시하려고 해도 폰으로 브런치 앱을 들어가면 바로 구독자 수가 보이니, 눈에 계속 밟혔다.


브런치를 한지 두 달이 되어가는 지금 내 구독자수는 26명에서 멈춰있다. 26명이나 나를 구독하고 봐준다는 것도 정말 신기하고 감사하다.


그리고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지는 두 달이지만, 브런치에 가입해서 글을 본지는 오래되어, 내가 구독하고 있는 몇몇 분들이 맞구독을 해주셔서 작가가 되고 나서 처음에 4명 정도가 있었다. 그렇게 4명에서 시작하여 지금 26명이 됐으니, 나를 구독해 주신 분들이 늘어났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는 것. 브런치 작가 신청에 떨어졌을 땐 작가만 되면 너무 좋겠다 싶었는데, 작가가 되고 보니 구독자 수에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긴다. 글만 꾸준히 쓰자 하다가도, 적은 구독자수, 늘지 않는 구독자수가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이런 숫자에 신경 쓰는 게 싫었다. 신경이 쓰이는 게 싫으면서도 신경이 쓰였다.


내가 쓰는 글은 나만 겪고 생각할 수 있는 내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모든 개개인이 고유한 자기의 삶을 살기 때문에 각자 다른 이야깃거리들이 있다. 나와 똑같이 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내가 하는 경험, 생각, 느낌, 감정 이 모든 것은 나의 것이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 남과 같을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인데, 이게 구독자가 많아서 좋은 글이고 없어서 안 좋은 글이라고 할 순 없다.


이걸 알면서도 정체된 구독자수를 보며 내 글은 별 색깔이 없는 글인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내가 쓴 글을 좋아한다. 내가 글을 쓰고 다시 읽으면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 행복해지기도 하고, 이 글을 쓸 때 내가 이런 마음이었지 하고 생각하는 게 참 좋다. 나는 내 글을 사랑한다.


그 누구보다 내가 내 글을 좋아하는데, 내가 나를 응원하는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내 글이 안 좋은가? 하고 생각했다는 것이 정성과 진심을 다해 쓴 내 글에게 미안해졌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듯이, 글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된다.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마음을 버리면 자유가 온다. 자유로운 마음에서 나는 더 즐겁게 글을 쓸 수 있다.


오늘도 브런치 앱에 들어갔다가 구독자수에 연연하는 나를 보고, 이런 내 생각에서 벗어나 아예 다른 생각으로 전환하고 싶어서 자연풍경 사진을 찾아봤다. 내 취미 중 하나다. 다른 나라의 거대하고 광대한 자연 풍경 사진이나 영상 보기.


생각을 전환하기 위해서 이 사진을 보다가, 내가 지금껏 했던 고민과 생각의 고리들을 바로 끊어낼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사진이었는데, 이 풍경을 보고 “와, 이렇게 거대한 자연 앞에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구나. 정말 작은 존재구나. 브런치 구독자수가 왜 이렇게 안 늘지 하며 숫자에 연연한 생각이 아무것도 아닌 먼지 같은 것이구나. ”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 자연 앞에 그저 숙연해졌다. 그리고 편안해졌다. 내가 자연 앞에 작은 한 존재인 것을 알면, 마음이 평안해진다. 자존감을 깎는 게 아니라, 특별해야 된다는, 무엇이 되어야만 한다는 강박 같은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을 가지려고 애쓰며 힘줬던 마음을 스르륵 내려놓게 된다. 정말 마음이 편안했다.


이 사진을 한참 들여다봤다. 거대한 자연 앞에 작은 나. 이 자연 속에 하나의 풀 같은 존재인 나를 발견함으로 구독자 수에 연연하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무엇에 매이거나, 날 괴롭히는 생각이 들면 자연사진을 볼 거다. 내 마음에 바로 평안을 주는 처방약 같다. 그리고 난 그저 편안하게 내 마음이 가는 대로 글을 쓰며, 내가 글로 남기는 내 인생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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