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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May 10. 2024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쁨

브런치스토리가 좋은 이유

하루는 부서 점심 회식이 있었다. 점심을 먹으며 같은 테이블에 앉은 직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A직원이 나에게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잠시 후 다른 B직원이 “나는 솔로 보세요?”라고 물어서 “아니요”, “선재 업고 튀어 보세요?” “아니요^^;”라고 답했다. 어쩌다 보니 그분들이 좋아하냐고 묻는 것마다 아니요로 답을 하게 됐다.

 

이 직원들은 아직 미혼이고 나보다 어리다. 아마 기혼이거나 자녀가 있었다면, 육아 얘기를 자연스럽게 했을 것 같은데, 공감대를 찾으려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말을 먼저 꺼냈는데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게 없었다.


그래서 조금 머쓱했지만 얼른 화제를 돌려, “야구 좋아하시나 봐요?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관심 가지게 된 거예요?”라고 물어서 대화를 이어갔고, '나는 솔로'를 좋아한다는 직원에게는 “저는 그런 연애 프로그램 보면 너무 심하게 몰입해서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거리를 두고 있어요~”라고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냥 ‘아니요’에서 끝났으면 서로 조금 무안했을 것 같은데 어쨌든 이래저래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알고 보니 같은 테이블에 앉은 우리 세명은 다 진주 토박이었고,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공감대가 생겨, 남은 점심시간 동안 재밌게 대화를 나누었다. 다행히 점심 회식은 즐겁게 잘 끝났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요즘 인기 있는 TV프로그램을 보지 않고, 많은 대중들이 즐기는 야구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뭘 제일 좋아하고, 무엇에 시간을 제일 많이 쓰지?’라고 생각해 보니 글쓰기와 책 읽기다.


하루 중 틈틈이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나 혼자 온전히 가지는 자유시간에도 주로 쓰고 읽는 것만 한다. 육퇴 후 밤에는 내 하루를 정리하며 그날의 기록을 남기고, 글감으로 찾아둔 많은 소재 중에 하나를 골라 브런치와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쓴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필사하고, 책을 읽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그리고 오프라인 상에서 만나는 주변 지인들 중에서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진 못했다. (아마 조용히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어떤 드라마 보냐, 어떤 유튜브 봤냐 이런 얘기는 자주 들어도, 어떤 책을 보는지, 글 쓰는 걸 좋아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받아본 적이 없다. 누가 나에게 ‘글쓰기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면 난 눈을 반짝이며 ‘네 좋아해요!’라고 말할 것 같은데.


오프라인에서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려면 글쓰기 모임에 가야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글쓰기로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주변에서 만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브런치에서 작가님들과 소통하는 게 좋다.


이곳은 ‘글 쓰는 거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지 않아도 ‘난 글 쓰는 걸 좋아해요!’라고 다들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글쓰기를 ‘잘’ 하는 사람만 모인 게 아닌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이곳,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브런치가 좋다.  


소소한 내 이야기를 이쁘게 담아주는 브런치가 좋고, 이쁜 마음으로 바라봐주는 분들이 있어서 참 좋다. 브런치와 맺은 인연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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