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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minar Flow Jul 02. 2022

알게 됐다, 왜 철덕후가 되는지

직원들과 함께 한 오사카 여행, 2편

이 포스팅은 2017년에 찍은 사진들을 놓고 포스팅을 하지 못해.... 5년이 흐른 지금, 기억에 의존에 쓰는 것입니다. 지도나 업체 등의 정보가 일부 확실하지 않거나 누락될 수 있으니 이해 바랍니다.





직원들에게 일본스러운 것을 사 먹이기 위해서 돌아다녀 봅니다. 아무래도 가라아게와 라면을 먹게 해줘야겠다 싶어 조금 찾다가 한 군데가 마음에 들어 가봅니다.







아날로그 + 모던


아날로그 한 맛을 내는 데는 일본 간판이 꽤 좋은 피사체가 됩니다. 대충 찍어도 느낌이 잘 삽니다. 카메라를 팔기 전에 이렇게 찍어둬서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정이 많이 필요 없는, 아니 오히려 보정하면 망가지는 이런 종류의 사진이 언제부턴가 좋아집니다.


굉장히 일본스럽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서민 층의 집 구조. 근데 막상 들어가 보면 겉보기와 달리 넓어서 놀란다는. 당장이라도 누가 겨드랑이 사이에 자전거를 끼워 들고 튀어나올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아날로그함과 모던함이 섞여있는 풍경입니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이때만 해도 오사카에 모던한 스타일이 인테리어에 많이 반영되고 있었습니다. 오사카의 재미있는 점이 이런 점입니다. 구역에 따라서 건물 스타일이 많이 달라서 재밌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모든 걸 받아들인다. 그래서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말이 있는데, 아직도 이 뜻을 제대로 이해는 못하지만,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유명한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꽤 많은 일본인 분들이 와서 먹고 있던 곳입니다. 들뜬 직원들 표정을 보면서 뿌듯했던 기억.







일본 장사의 난이도


간장 라멘을 저는 잘 먹지 않습니다. 잘 만들기가 어려운 메뉴기도 하고, 톡 쏘는 향이 들어오면 식감이 사라지는 느낌이랄까요? 역시 그만큼 제대로 만들기 어려운 메뉴인 것 같습니다. 돈코츠 라멘을 많이 먹다 보면 가끔은 이렇게 약간 희멀건 게 당길 때가 있죠.

여기는 흔하지 않은 토핑 재료가 눈에 띕니다. 그나저나 저 김은 국산이겠죠? ^^;


날도 덥고 요즘은 가라아게가 당기는 계절입니다. 요즘 일본에서도 한국 치킨이 유행이라는데, 오사카에서는 거의 3만 원 정도 가격이라고 하죠. 기름이 적고 바삭한 느낌의 가라아게도 치킨이 물릴 때 먹으면 별미입니다.


이 집이 독특했던 게 차슈를 태우는 느낌이 아니라 수육처럼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밸런스 때문에 이렇게 한 것 같은데, 이런 심심한 느낌도 좋아지는 시기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장사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직업으로 분류되는데, 그 이유가 아마 일본 사람들이 의외로 까다롭고 원칙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장사하는 데 있어서 우리보다는 장벽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기준도 까다롭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리뷰란에 가보면 일본 사람들의 겉모습과 다르게 굉장히 냉철하고 객관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그러니 장사 난이도가 쉬울 리 없을 것 같아요.







하루카스를 보기 위해 난바에서 덴노지로 가는 길입니다.







하루카스 300 전망대는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혼자였다면 모르겠지만 랜드마크니 와봅니다.







이때만 해도 지어진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사람이 적은 시간대라서 좋았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역시 사람이 적은 게 좋으니까요.







올라갈 때 느낌이 몽환적이고 좋습니다. 속도감이 느껴져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유리가 막고 있고, 고정할 수 있는 삼각대나 장비를 안 들고 가서, 굉장히 후회했던 곳입니다. 오기 전에는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올라오니 쓸만한 풍경이었습니다.


어안 모드로 찍으면 재미있는 사진이 나오는 곳이더군요. 후쿠오카 타워의 스케일 버전이랄까요? 왜 제2의 도시라고 하는지 규모를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30분이면 다 구경할 느낌인데 2시간 정도 찍고 내려옵니다.







오사카 제1의 랜드마크, 도톤보리로 옵니다. 이곳은 저에게 추억이 많은 곳입니다. 첫 해외여행이기도 했고, 여기에 얽힌 연애사도 있고, 슬픈 일도 많았던 곳입니다. 오사카 향락의 중심지이자 관광의 중심지.
오른쪽은 오후 8-9시까지 성행이고, 밤 10시 이후로는 왼쪽 뒤편의 골목에서 밤의 문화가 시작됩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맥주 한잔 겸 저녁 겸 이자카야로 갑니다. 조용하고 간단하게 먹고 싶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시끄러운 곳에 갈걸.. 싶기도 합니다. 너무 전형적인 일본 분위기만 강요했나 싶기도 하네요. ^^;


술을 간단히 마신 다음 우리는 클럽에서 새벽 4시까지 토할 정도로 놀다가 숙소로 향합니다....







마지막 날... 곧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벌써 밀려옵니다... 시간이 아까우니 최대한 돌아다녀 봅니다.







추억을 남기는 또 다른 방법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덴덴타운으로 가는 길입니다. 사장님은 저를 전혀 모르지만 저는 단골이라고 생각하는 빈티지 레코드샵에 가기 위해서입니다. 저 나름의 루틴이라고 할까요? 오사카에 올 때마다 거기에 가서 음반 한 장씩 나와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드는 겁니다.


첫 오사카 여행 때 우연히 발견해 블루스 음악에 관심 갖게 해 준 가게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의 비 오는 분위기, 이곳의 빈티지한 소리, 귀를 자극하는 고퀄 스피커, 모든 박자가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우연히 알게 되어 제 습관이 돼버린 곳입니다. 덕분에 Lightning Hopkins나, Byther Smith 등을 알게 되었고, '나도 블루스 음악을 좋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곳입니다.

가게 이름은 원 레코드입니다.







알게 됐다, 왜 철덕후가 되는지


이제는 우리가 돌아가야 할 시간..

제가 가장 싫어하는 시간이기도 한 동시에, 감성에 빠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열차를 타고 가기 때문입니다.


일본 여행을 하다 보면 꼭 한 번 이상은 열차를 타게 되는데, 그 소리가 처음에는 나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소리가 점점 기억을 되돌려주는 느낌이 들더니, 감성적으로 변하게 하더라고요. 잃어버린 고등학교 때의 바다여행 기억을 되살린다고 할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점점 철덕후가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철도 오타쿠 미치코를 보며 힐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때는 서울생활에 지치고 있을 때라서 더욱 그리워했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군인처럼 절도 있고 직업의식이 투철한 게 일본의 철도원. 친절하지만 동시에 딱딱함도 가지고 있는, 굉장히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분들입니다.







죽기보다 싫은 시간이지만, 돌아감이 있어야 또다시 떠나는 쾌감도 맛볼 수 있겠죠. 그렇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래 봅니다. 다음 여행엔 좀 더 철덕후가 되어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원문 : https://writers-high.tistory.com/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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