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물건 모으는 그녀의 이유 있는 항변
나의 가방은 언제나 크고 무겁다.
요즘은 아주 귀엽고 작은 크로스백을 명품으로 구비하고 센스 있게 매고 다니는 쾌발랄 그녀들을 볼 때면,
나도 절로 상쾌하고 가벼운 마음이 든다.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라는 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 사의 로션 브랜드 ‘클린 앤 클리어’의 유명한 광고 캐치프레이즈가 떠오르게 하는 그런 차림새가 상쾌하다
나도 그렇게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외출하고 싶다.
하지만, 나의 가방은 정반대이다.
'쇼퍼백'이 트렌디한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몇 개의 쇼퍼백 가방끈을 끊어먹을 정도로 내 가방에 담아야 할 물건들은 늘 꽤나 무겁다.
그래서, 얄상한 끈으로 디자인된 쇼퍼백은 엄두를 못 내는 처지에다가,
이제 환경을 생각하는 아이템으로 구축된 '에코백'은 튼튼한 끈이 딱 맞춤이지만,
웬만큼 크지 않은 사이즈의 A4사이즈의 일반적은 에코백은 2~3개는 되어야 나의 외출을 완성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나는 이렇게 많은 물건을 가방에 담아 다니는 걸까?
어떤 상황이든 대비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우산, 여분의 옷, 약 등을 항상 챙겨 다녀야 안심이 된다. 준비성이 철저한 성격 덕분에 불편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날씨가 급변해 비가 쏟아질 때 나는 우산을 꺼내 들 수 있고, 갑작스럽게 체온이 떨어졌을 때는 여분의 옷이 있어야 감기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단 말이다. 이러한 준비성은 나에게 심리적 안정감도 주는 만큼 중요하다.
하루 일과가 미리 계획적이기보다는 언제 어떻게 변경될지 모를 만큼...(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계획형이 아닌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게 된다.) 다양하다 보니 여러 가지 물건이 필요하다. 직장에서는 막간을 이용해서 참고할 자료집과 노트북, 기타 등등의 누적된 서류, 운동할 때는 운동복과 신발, 친구를 만날 때는 메이크업 파우치, 혹시 갈지 모르는 커피숍의 마일리지 적립 쿠폰 등 하루에 필요한 물건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고 아이템을 챙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방이 무거워진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 노트북은 필수이며, 이후 체육관에서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운동복과 신발도 필수적이다. 친구와의 저녁 약속이 있다면 메이크업 파우치는 빠질 수 없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물건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국지성 호우로 일기예보를 믿을 수 없을 때는 양산도. 우산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자 물이 가득 찬 텀블러, 에코백, 손수건 등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환경 보호를 위한 작은 실천이지만, 이것 또한 가방을 무겁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매일 사용하는 텀블러는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이고, 에코백은 비닐봉지 사용을 줄인다. 손수건은 일회용 티슈 대신 사용되어 쓰레기를 줄인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이 나의 가방을 더 무겁게 하긴 한다.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는 각종 건강 보조제, 비타민, 물병 등을 항상 챙겨 다닌다. 이는 나의 웰빙을 위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기 위해 물병을 항상 가지고 다니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 비타민을 챙겨 다닌다. 이러한 건강 관리 습관은 나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기에, 가방은 더 무거워지는 영향에 이른다.
얼마 전 시작한 나의 '어반 스케치' 배우기는 나에게 스케치북, 필기도구, 카메라 등을 항상 가지고 다니게 한다. 이는 나의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기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길을 걷다가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했을 때 스케치북에 그 순간을 담고, 갑자기 떠오르는 감성과 생각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필기도구로 메모한다. 이러한 창의적 활동은 나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이렇게 많은 물건을 가방에 담고 다니는 이유는 단순히 물건을 모으는 습관 때문만은 아니다. 나의 준비성, 다기능 생활, 환경 보호 실천, 그리고 소중한 일상들과 감정, 건강, 취미활동이 나의 가방을 무겁게 만든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으며,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당당히 외출한다.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라는 마음가짐으로. 물건 모으는 그녀의 이유 있는 항변은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필수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여태껏, 이런 이유들로 미루어보면 나의 가방은 단순한 물건 보관함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삶의 일부분이며, 나의 가치관과 일상, 그리고 소중한 추억과 감정이 담긴 상자다.
물론, 가끔은 무거운 짐 때문에 어깨가 아프고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모든 것들이 나를 지탱해 주고, 나의 하루를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가벼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그리 무거운 마음까지는 가지지 않기로 했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도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외출할 수 있는 나 자신이 더 자랑스럽지 않을까?
나의 가방 속 물건들은 그저 물건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나의 이야기를 담아 세상으로 나아간다.
나의 가방이 무겁다는 이유로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이 가방 속에는 나의 삶이 담겨 있어요. 그리고 그 삶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답니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나의 이유 있는 항변은 결국 나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며, 나의 자부심이다.
이를 긍정적으로 인정해야 그 변화의 시작이 이루어질 것이다.
나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앞으로도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나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나의 가방이 무거워질수록, 나의 삶도 그만큼 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나의 삶을,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나의 가방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 글을 연재하는 이유는 나의 항변이 아니라, 이 것으로부터 시작된 나의 자유함을 찾는 여정이기에 다시 다른 나아감을 해야 한다.
나는 가방 속의 많은 물건들이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많은 물건들이 나의 일상에 필요하다고 느껴졌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물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이 나에게 주는 의미와 나의 마음가짐이다.
외출하기 전, 가방을 비우면서 나는 가벼움의 소중함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필요 없는 물건들을 줄이고, 정말 필요한 것들만 남기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세상에 대한 나의 통제권을 이를 통해 얻는다는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가방이 가벼워지니 몸도 마음도 더 자유로워지고, 하루하루가 더 즐거워질 것이다.
물론, 여전히 가방 안에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몇 가지 물건들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들이 나의 삶을 채우는 중심이 아니라,
나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한다.
가방은 가벼워졌지만, 나의 삶은 오히려 더 풍성해질 것이다.
그 속에서 나는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고, 더 의미 있는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결국, 가방이 가벼워진 만큼 나의 마음도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 가벼움 속에서 나는 더 많은 가능성과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가방을 비우며 얻은 이 깨달음은 나에게 더 큰 자유와 행복을 선사해 준다.
이제 나는 가벼운 가방을 들고, 더 가벼운 마음으로 나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나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밝고, 더 자유롭다.
그리고 나는 그 여정을 기쁘게 맞이하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