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물건 모으는 그녀의 이유 있는 착각
나, 잇아이템을 가진 센스 있는 여자야!
잇아이템(It-item) ㅣ 사전적 정의 : 주목받는 상품
보통 잇아이템이라 함은 특정 시기에 유행하거나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을 의미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잇아이템은...
트렌디하고 유행을 선도하는 아이템
스타나 유명인사들이 착용해 화제가 되는 아이템
한정판이거나 희소성이 있어 구매하기 어려운 아이템
브랜드 로고나 디자인이 돋보이는 아이템
소셜미디어 등에서 화제가 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아이템
이라고 한단다.
이러한 잇아이템 들은 단순한 물건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소유자의 개성과 취향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데, 나에게도 이러한 이유로 물건을 못 버리고 가지고 있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거기다가, 버리기를 머뭇머뭇하고 시간이 지나서...
요즘 다시 부는 레트로의 트렌드 바람은 더욱 이런 나의 물건쟁이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특히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복고풍 스타일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레트로 감성 아이템들이 잇아이템으로 떠오를 때면,
나는 이 못 버리는 못된 습관을 물러주신 엄마를 원망하기보단
감사해한다.
엄마는 나의 돌사진 때 나를 안고 있을 때 입은 원피스조차도 아직 입으신다.
40년이 훌쩍 넘은 시간을 그대로 타임슬립한 듯한 원피스의 원단 상태는 양호하다.
물론 못 버리는 습관은 물려받았으나, 물건을 간수하고 정하게 관리하는 습관은 제외하고 물려받아서
나에게는 그런 양호한 상태의 40년 이상된 물건은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보관해 둔 애니콜, 카이라는 브랜드, 걸면 걸리는 걸리버라는 이름의 21세기 초 휴대폰들이 아직도 그것들의 나이만큼 오래된 비닐봉지에 쌓여, 오래된 여행가방 깊숙이 간직되어 있다.
나중에 왠지, 귀중한 골동품으로 비싸게 흥정이 될 거라는 기대감과 함께 말이다.
아빠가 살아계실 때, "나는 이제 필요 없다"시며
건네주신, 선글라스는 레트로 감성 패션 아이템 같아 렌즈의 자외선차단 기능이 의심되지만,
버리지 못하고 있다.
<라이방>이라는 이름으로 왠지 소생될 아이템 같아서 말이다.
이젠 나의 습성에 대해 요즘 예능에서도 이러한 추억의 소품들을 꺼내놓는 일들이 많으니, 나는 더더욱 옛 것이라고, 이젠 안 쓴다고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시간을 되돌리진 못하지만, 이런 제품들을 통해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트렌드는 이런 나의 착각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듯하다.
거기에, 나는 소소한 물건이 필요한 순간!
예전 저 미국드라마 "맥가이버"의 만능칼처럼,
나의 가방에 '"혹시"필요할 지도 몰라서... ' 넣어둔
각종 밴드, 칼, 연고, 티슈, 물티슈, 펜, 네임펜, 메모지 등이
필요한 그 누군가의 <잇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더더욱 앞편에 내 무거운 가방의 합리화를 강화시키고 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늘 준비하고 다니는 센스 있는 여자는
어디서나 필요한 존재로 돋보이지 않겠는가?
센스 있는 여자의 일상이란 이렇다는 몽상에 빠진 나... 다.
아침 출근길, 평소에 가방 안에 준비해 두었던 다양한 아이템들. 그녀는 늘 타인을 배려하며 필요한 물건들을 미리 챙겨두곤 했다. 오늘도 언제 발생할지 모를 상황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물이 가방에 어제와 마찬가지로 담겨 있다. 먼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동료들에게 향긋한 핸드크림을 나눠 바른다.
동료들은 필요했다며 좋아하겠지. 그러면, 상쾌한 하루의 시작을 나로 인해, 모두가 맞이하겠지!!! 하고 으쓱하다.
회의 중에는 모두가 필요로 할 법한 다양한 문구류 - 볼펜, 메모지, 클립 등 - 을 재빠르게 필요한 상황에 맞춰 딱 꺼내 내놓았다. 점심시간에는 각종 주변의 식당들, 커피숍의 마일리지 쿠폰들이 빼곡한 지갑을 들고, 동료들보다 다소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맨 채, 외출한다.
늘 타인을 배려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미리 준비해 두는 센스로 인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 주고, 멋진 모습으로 비치고 싶다. 이런 모습은 진정한 센스 있는 여자의 모습이니깐!
또한, 휴가를 다녀온다면 내가 없는 동안 수고했을 동료들을 위한 기념품 준비는 필수! 휴가지에서 각자의 취향을 고려해 작은 선물들을 고르느라 캐리어는 무게초과에 가깝다.
경조사 후에는 꼭 답례품을 동료의 책상 위에 놓아둔다. 친환경을 생각해지 재활용가능한 패브릭 파우치에 건강에 좋은 견과류를 담은 답례품을 한가득 무겁게 들고 와서 책상 위에 하나씩 놓아두고는 흡족하다. 선물을 받은 동료들은 아마 흔하지 않은 답례품의 세심한 배려에 감사할 것이다
온통 진정한 센스 있는 여자로 인정받고 싶어서~!
늘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을 가방 속에 가득 담아 다닌다.
그렇게 가방 속에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모여들게 되는데,
이런 가방을 가진 여성들이 바로 센스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늘 누군가에게 어떠한 상황에 필요할 법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센스 있는 대신
그녀의 가방은 무겁고..
그 무거움은 집에서도 연장선 상에 있다.
선반에도 장롱 안에도 박스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죄다 '잇아이템' 같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다.
가방이 무겁고 집에 짐이 많아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말이다.
요즘 즐겨보는 해결사방송의 주인공,,, 국민 해결사 ~
오은영 박사님이라면 어떤 처방전을 내려주실까?
오은영 박사님이라면 이런 설루션을 처방하리라!
센스 있는 여성이 겪고 있는 무거운 가방과 집안 가득 레트로한 짐 문제에 대해 효과적인 설루션!
" 제가 보기에 당신의 가방이 무겁고 집에 짐이 많아지는 이유는 바로 '과도한 준비'에 있습니다. 당신은 주변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물건들을 챙기고 계시죠? 하지만 그로 인해 가방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고, 집에도 쌓여가는 짐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가방 속 물건들을 정기적으로 정리하세요. 정말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거나 집에 보관하세요. 둘째, 다용도 물건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화장품이나 문구류 등 하나의 물건으로 여러 가지 용도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세요. 셋째, 매일 필요한 물건만 가방에 담아 다니는 습관을 기르세요.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물건들이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방 대신 다른 휴대용 수납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작은 파우치나 클러치백을 사용하면 가방 무게를 줄일 수 있고, 집에 보관할 물건들은 별도의 수납함에 정리하면 공간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매일의 작은 변화들로 인해 당신의 가방이 가벼워지고 집 안 공간도 정돈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도 줄어들 것입니다. 제가 제안드린 방법들을 실천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라고... 상상해 본다'
알지... 나도 알면서, 잘 안 되는 걸...
좋은데 좀 더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건을 버리거나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나에게는 명쾌한 오은영 박사님의 설루션도
그 부담감이 매우 크다.
어느 정리수납 책에서 읽은 방법이 생각난다.
단계적으로 접근, 먼저 가방 속 물건들을 정리할 때는 버리기 어려운 물건들은 임시로 보관함에 넣어두는 것! 그리고 점차 버릴 수 있는 물건들을 구분해 나가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라는!
난 한순간 싹! 하고 변하길 나에게 촉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남에게 센스 있다는 말을 듣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집 안 정리를 할 때도 한 번에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공간씩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는 것이 좋다는 데,,,
그렇게 하면 부담감도 줄어들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는데,,,
난 늘 나에게 채근했던 듯하다.
정리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도 잘 인식하고 물건을 버리면서 드는 아쉬움이나 죄책감 그 자체도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런 감정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니깐...
그리고 정리를 완료했을 때
스스로에게 느낄 뿌듯함과 자부심을 더 많이 떠올려보자!
물건 정리 과정에서 느끼는 부담감과 불안감을 해소하며,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센스 있는 여자로 인정받는 것보다 스스로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을 잘 사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더 염두에 두기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벼운 일상을 누리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자!
센스 있게 보이는 것보다는 스스로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일!!!
-에필로그-
센스 있는 여자로 인정받는다고?
센스는 무슨,,,
늘 차키를 찾는다고 그 무겁고 큰 가방을 허벅지로 받치고..
동동주 휘젓듯이 손으로 가방 안 물건들을 휙휙 훑는 광경을 거의 매일 연출하는 나인데...
궤변이고 착각이었다!!!
가방에 키링으로 달아놓는 방법도 시도했지만, 달아놓으면 차키 때문에 그 무거운 가방도 늘 소지해야 한다.
그래서, 찾기 쉬운 꽤 큰 키링을 달아서 차키를 꾸며도..
늘 차키를 찾기 위한 숨바꼭질을 하는 나를..
과연, 센스 있는 여자라고 칭찬할 수 있을까?
다소 부족해도 감사해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센스보다 더 의미 있는 인생여정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