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가족, 우리 참 별나고 반짝인다 “

by 램프지니

나는 혈통이 확실한, 그야말로 찐 B형이다.

엄마, 아빠, 그리고 내 동생들까지.

우리 집은 오직 B형으로만 구성된 가족이었다.


상상해 보라! B형만 모여 사는 집을.

개인주의적이며, 남에게 피해는 안 주지만 그렇다고 남의 일에 크게 관심을 갖지도 않는 성향.

예술적 기질이 다분하면서도 자유롭고, 즉흥적이며,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우리 가족은 그야말로 ‘B형의 집합체’였다.




신기하게도 내 남편도 B형이다. 당연히 아이들까지. 다행스럽게도, 그에겐 소심한 A형의 기질이 살짝 섞여 있다.

나는 그를 ‘하이브리드 B형’이라고 부른다.

상황에 따라선 A형처럼 조심스럽고, 또 어떤 순간엔 B형 특유의 즉흥성이 드러난다.

덕분에 딸아이는 아빠를 닮아, 비교적 온순하고 배려심 많은 성격으로 자랐다.

하지만 아들은?

나를 좀 더 닮았다.

정확히 말하면, 쏙 빼닮았다고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부정할 수도 없다.


어릴 적, 엄마가 종종 하시던 말이 있다.


“너랑 똑 닮은 애 낳아서 키워봐라!”

그 말은 반 농담이었지만, 그 안엔 진심이 숨어 있었다.

엄마의 이 악담 아닌 악담은 너무나 정확하게 실현되었다. 아들이 나를 닮아 예쁘기도 하지만, 동시에 속도 탄다. 내가 지난날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한다. 내가 했던 말투와 표정, 감정 기복까지 그대로 닮은 아이를 보며

가끔은 거울을 보는 것 같다.

사춘기라 이해하려 해도, 속은 타기 마련이다.


답답한 마음에 엄마에게 하소연이라도 하면, 엄마는 꼬숩다는 듯이 웃으셨다. 엄마도 나 때문에 이런 마음이었을까 싶어, 이제야 엄마의 속이 타들어 갔을 그 시절이 떠오른다.




그래도 나는 내 혈액형이 좋다. 어릴 때부터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느낀 이유도, 나를 특별하다고 믿게 한 것도, 어쩌면 이 B형 덕분이 아닐까?


요즘 유행하는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 노래처럼, 나도 내가 특별하고 반짝인다고 믿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이 B형의 자유로움과 고집, 그리고 반짝임을 안고

나만의 방식으로, 나답게 살아간다.

조금 서툴러도, 조금 다르더라도

나는 나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반짝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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