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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꽃

by 램프지니

황톳빛 흙길, 시골에서 태어나

전쟁통에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어린 날들,

이미 삶이 고달프네.


선택할 수 없던 그 시대

철없는 사내와의 결혼

그에게 기대랴, 의지하랴,

맘고생 몸고생만 쌓여 갔네.


딸만 줄줄이 넷을 낳고

대역죄인처럼 살았지.

서러움도, 서운함도 가슴에 묻고

다문 입술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하늘도 무심하다더니,

가지 많은 나무, 바람이 흔들어대니

한시도 조용할 날 없더라.

속앓이만 깊어가네.


“왜 그렇게 많이 낳았어? “,

“엄마처럼 안 살겠다”는 뚱한 딸에게

“많지 않다, 힘들지 않다.”

그 말 끝에 스며든 사랑을,

바보처럼 이제야 헤아린다.


주변에서 알아주는 착한 심성

뿌린 대로 거둔다고 혹여나 자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해가 갈까

착하게만 산 바보 같은 엄마.


자식들 힘들까 봐

하루도 아픈 날 없이 살다 가신 분,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 걱정뿐이었던 엄마.


그 사랑은 말없이 흐르는 강,

끝도 없이 깊은 바다.

평생을 짝사랑으로 살다 가신

그 삶을 누가 다 헤아릴까.


그곳에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세요

아이 낳고 제일 존경하게 된 엄마

엄마가 내 엄마여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사랑해요.


바람 따라 꽃처럼 살고프다

입버릇처럼 말한 대로

우리 맘속에

지지 않는 꽃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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