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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호 Nov 20. 2018

눈깔을 붙이세요


봉순이 엄마 / 김선호

뒷집 봉순이 엄마
눈깔 붙이러 다닌다
두 개 이십원짜리 눈깔 천 개 붙이면
눈은 인형이 되고
인형은 봉순이 엄마 된다

시린 눈 속에
까만 눈동자 데굴데굴 구를 때
인형 눈깔 세상을 본다

여기저기
보는 곳 마다 눈깔이 달린다
김치찌게 끓인 냄비 뚜껑에도
이부자리 위에 놓인 베개에도
설걷이 물 받아놓은 자숫물 그릇에도
멍텅구리 남편 이마 위에도
시린 가슴 속에도

그리고
봉순이 공책 살 돈에
눈깔 두 개 붙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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