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必有我師 / 김선호
새해라는 막연한 좌표에는
뭔가 겁나 좋은 희망이
야바위꾼의 손에 들려있을지도 몰라
돛을 달면 거기에는
실핏줄처럼 여러 줄로 남겨질지도 모르는
자잘하고도 복잡한 주름들이 숨겨져 있고
사상을 번복하게 하는
침도 안 바른 언어들이 저 혼자 바쁘고
닻을 올리고 지나가버린 어제를 뒤돌아보면
사랑하던 강아지만 날 기억할까
푹푹 쌓인 눈 속에는
질질 새 나온 오래된 엔진 오일이
점의 좌표인 척 하기도 하고
세차해서 세워놓은 차 위에
거지같이 싸놓은 새똥이
새로운 좌표인 척 하기도 하지만
매일 뜨는 태양 중의 하나를 골라
눈 부릅뜨고 쳐다보면서
그것이 새해의 좌표일 것이라고 믿는 것이
어쩌면 올바른 관념적 최면일지도
희망은 사실 실망이 숨겨놓은 첩년이거든
그러면 만나기가 쉬울까
행복의 주소는 지번이 자주 바뀌거든
옛날 지번으로 찾아다니면 만날 수 있을까
진실이란 비자나 마스터나 银联을
이마에 턱 붙이고 있어야 보이는 것일지도 몰라
까만 눈 또록거리는 짙은 밤
간신히 가물거리는 하나의 별
그게 어떤 별인지 이름이 뭔지
차라리 그 별을 보고 기도 하리니
새로운 태양이라는 계몽적인 노래는
너나 잘하세요
한 친구는 이럴 때 그랬다
"지랄 하세요"
괄호열고 기도 끝에 야바위꾼이 패를 까면
그 속에 류머티스 또는 협착증이나 침침해지는 망막, 그리고 잊혀져가는 애인 중 한 놈은 必有我師일거야 아마도 괄호닫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