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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호 Dec 30. 2018

2019 必有我師

새해의 必有我師 / 김선호


새해라는 막연한 좌표에는

뭔가 겁나 좋은 희망이

야바위꾼의 손에 들려있을지도 몰라

돛을 달면 거기에는

실핏줄처럼 여러 줄로 남겨질지도 모르는

자잘하고도 복잡한 주름들이 숨겨져 있고

사상을 번복하게 하는

침도 안 바른 언어들이 저 혼자 바쁘고

닻을 올리고 지나가버린 어제를 뒤돌아보면

사랑하던 강아지만 날 기억할까


푹푹 쌓인 눈 속에는

질질 새 나온 오래된 엔진 오일이

점의 좌표인 척 하기도 하고

세차해서 세워놓은 차 위에

거지같이 싸놓은 새똥이

새로운 좌표인 척 하기도 하지만

매일 뜨는 태양 중의 하나를 골라

눈 부릅뜨고 쳐다보면서

그것이 새해의 좌표일 것이라고 믿는 것이

어쩌면 올바른 관념적 최면일지도


희망은 사실 실망이 숨겨놓은 첩년이거든

그러면 만나기가 쉬울까

행복의 주소는 지번이 자주 바뀌거든

옛날 지번으로 찾아다니면 만날 수 있을까

진실이란 비자나 마스터나 银联을

이마에 턱 붙이고 있어야 보이는 것일지도 몰라

까만 눈 또록거리는 짙은 밤

간신히 가물거리는 하나의 별

그게 어떤 별인지 이름이 뭔지

차라리 그 별을 보고 기도 하리니

새로운 태양이라는 계몽적인 노래는

너나 잘하세요


한 친구는 이럴 때 그랬다

"지랄 하세요"


괄호열고 기도 끝에 야바위꾼이 패를 까면

그 속에 류머티스 또는 협착증이나 침침해지는 망막, 그리고 잊혀져가는 애인 중 한 놈은 必有我師일거야 아마 괄호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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