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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인산 Apr 19. 2023

초량동 골목길

[草梁洞 골목길]


어둠이 내리는

초량동 골목 언덕배기엔

가야 할 까닭도 없지만

홀로 한 번 걸어 보고픈 길이 있다.

 

그 길 끝나는 곳엔

알 수 없는 때부터

알 수 없는 때까지

헤아릴 길 없이 오랜 그리움이 있어


초량성당 십자가

해 그림자 길게 드리우면

인정(人情)에 목마른 사람들이

하나둘 지친 어깨 맞대고 찾아든다.


 허(虛虛)로운 언덕 위

가늠할 수 없이 먼 곳

가파른 그 길을 오르면

한결같이 두 팔 벌린 기다림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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