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중독은 무엇인가요?
"중독"
저에게 중독은 드라마 시청입니다.
현실로부터 도망가고 싶거나 가야 할 미래가 너무 어둡거나 하면 유명한 드라마나 유명했던 드라마를 봅니다.
그 중요한 일을 모두 치워두고 말이죠. 중독이라기보다는 도피일까요?
중독의 정의는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서 다음과 같은 중독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중독이라 하면 중독성이 있는 물질이나 행위(행위중독)든 뇌의 보상계를 자극해서 평소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기 힘든 다량의 도파민이 쏟아지게 되면 이를 맛본 대뇌는 그런 경험을 하게 해 준 물질 또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갈망하도록 하게 하죠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드라마를 보면 다량의 도파민이 나오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냥 일상을 담은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그곳에 평범하게 사는 행인 1이라도 된 느낌으로 살아봅니다. 따스한 양지에 새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누워있는 느낌이랄까요? 중독이라기보다는 도피네요. 드라마가 끝이 나며 서운하죠. 다시 저의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니까요? 해치워야 할 일들이 있고 이것저것 정리도 해야 하고 아이들의 루틴도 챙겨야 하고 그리고 스스로를 달래 가며 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밥도 해야 하고 먹기도 해야 하고 아빠를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 아빠 이야기도 해줘야 하면서 말이죠.
스스로의 일상에서 드라마 같은 삶을 영위할 수는 없을까요?
이렇게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드라마다 누군가가 나를 행인 1이 되어 공감하며 보고 있다면... 제가 주인공이 되겠네요. 그렇다면 멋지게 살아야겠습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을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말이죠. 어떤 일이 있어도 의연하고 불의 앞에 정의롭고 그런 드라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드라마 한 편을 보고 있습니다. "눈물의 여왕"이요. 근데 전 왜 자꾸 김수현(백현우) 엄마에게 감정이입이 되는지 김수현이 엄마에게 전 부인(김지원)이 시한부 인생임을 밝힙니다. 근데 제가 그 엄마처럼 울게 되더라고요. 김수현이 갑자기 저희 집 큰 아들로 보이면서 말이죠. 우리 집 1호가 사랑하는 여자가 시한부삶을 살아야 한다면 나는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다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매일 연제의 약속을 지키며 또 오늘 하루를 열심히 제대로 살아야겠죠.
할 일이 태산 같은 어느 날 오전을 드라마로 시간을 보내고 그래도 약속을 지키겠다고 모니터 앞에 앉아 낮술 먹은 사람처럼 주절주절하고 있습니다.
#드라마가현실인듯 #현실이드라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