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ct 12. 2021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
한 아이가 성장하기 위해 온 몸에 엄마의 지문을 묻혀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아기는 부모와의 접촉를 통해 안정감을 얻으며 사랑을 배우고,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를 얻는다. 이러한 안정감과 사랑이 형성되는 시기는 0~7세인데, 이 시기에 충분히 안정적인 사랑을 누린 사람은 안타깝게도 거의 없다.
충분히 안정감을 얻지 못한채 성인이 된 우리는 여전히 안정감과 사랑에 굶주려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릴 때 결핍된 안정감과 사랑의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사방천지를 헤매고 다닌다. 누군가는 연인에게 사랑받는 것에 매달리고, 누군가는 사회적인 성공을 하는 것에,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것에 매달린다. 이들의 내면 깊은 곳에서 원하는 것은 ‘네가 존재해도 좋다’고, '너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확인받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성공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연인의 사랑으로 그 배고픔을 채우려 애써봐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리 받아도 갈증이 사라지지 않으니 공허해기만 할 뿐이다.
내가 원하는 안정감과 사랑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단 한 사람. 바로 나 자신밖에 없다.
그래서 사랑과 인정감의 결핍에서 빠져나오는 방법도 단 하나. 내가 나 자신의 ‘부모’가 되어 7살 이전에 받았어야 하는 안정감, 누렸어야 하는 사랑을 나에게 채워주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치유의 핵심과정이다.
내가 어렸을 때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나? 너무 듣기 싫어서 상처가 된 말은? 어린 나는 어떤 상황에서 당황하고 슬프고 놀라고 무서웠나?
그 모든 마음과 상황을 알고 있는 건 나 자신 뿐이다. 이제 내가 어린 나의 부모가 되어 그 아이가 들었어야 하는 말을 나 자신에게 해주자.
‘그 때 엄마가 그렇게 말해서 너무 놀랐지? 그 때 아빠가 하는 행동에 너무 무서웠지? 아무리 울어도 엄마가 오지 않아서 혼자 있느라 무서웠지? 내가 너 마음 알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아... ’ 하면서 그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고 위로하고 함께 아파해주자.
생각나는만큼 충분히 이 과정을 반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나 자신의 부모가 되어줄 때, 그래서 7살까지 경험해야 했던 사랑과 안정감을 느끼는 보살핌을 담뿍 받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길까?
첫 번째로는, 상처와 결핍된 마음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에 따른 우울, 불안, 중독, 자기비하 등의 여러가지 심리적 어려움이 사라진다.
두 번째로는, 어떻게 해도 채워지지 않던 사랑의 결핍이 충족되면서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 안정감이 있을 때 기꺼이 삶을 살아가는 용기가 생겨난다. '어떻게 해야 용기가 날까?' 고민하고 있다면, 용기를 내는 노력이 아닌, 자신의 부모가 되어 정서적 안정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과정이 먼저 필요하다.
세 번째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사라진다. 드디어 내가 너무도 원했던 돌봄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나를 좋아하든 말든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냥 다른 사람이 사랑해주면 안되요?
어릴 때 못받은 것도 서러운데, 그걸 왜 또 내가 나 자신에게 해줘야 해요?
이렇게 혼자 해야 하는게 더 슬프고 처량맞고, 이렇게 해야한다는게 억울해요."
치유작업 중에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그 맘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억울해서, 서러워서, 안하면 어떻게 될까?
사랑을 주어야 하는 나의 자녀에게, 또는 나의 배우자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매 순간 '나좀 사랑해 달라'고 사랑을 구걸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내 자녀는 나와 같은 결핍을 안고 자라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뿐만 아니다. 평생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에만 집착하며, 사랑받고 싶은 결핍에 허우적대는 삶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아주 질 낮은 삶이 계속되는 것이다.
‘부모는 당신에게 생명을 주었지만, 또 다른 탄생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내가 나에게 생명을 주는 것이다.
당신 자신이 그러한 탄생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
- 오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