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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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학생이 된 기분
다시 학생이 된 기분은 신기하다. 큰 백팩에 노트북을 메고 다니는 것은 물론 다시 뚜벅이가 되어 평소보다 더 많이 걸어다닌다. 아, 버스카드 학생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매일 새로운 친구들이 도착하고 있어서 자기소개를 아주 많이 했다. 스페인, 인도, 이라크, 중국, 대만, 홍콩에서 온 친구들이 생겼다. 몇 일 봤다고 반갑고 친근한데 1년이 지나면 얼마나 더 가까워질까 기대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더 쉬울 일들이 여기서는 조금씩 더 어렵다. 예를 들면 학비를 내는 것, 학교 이메일을 발급 받는 것, 학교 내부 인터넷 사용을 위해 기기를 등록하는 것, 입학처에 전화하거나 메일을 보내는 것 등.
어떤 건 언어 때문에 또 어떤 건 익숙하지 않은 이 곳의 시스템 때문에, 한국에서는 정말 쉬운 것들이 여기서는 조금씩 더디게 해결된다. 답답하고, 속상하고 그러다 또 괜찮아지고, 하루씩 지나면 한가지씩 해결이 된다.
그러면 되도록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한다. 이 곳에 처음 온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게 당연하고, 하나씩 더 알아가는게 당연하니까.
서서히 서서히 그러나 반드시 나아질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