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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현중 Nov 26. 2024

아무도 라면을 자랑하지 않는다.

라면이라는 주어

비싼 식사는 아주 간편한 이야깃거리다. 비싼 소고기를 먹거나, 예약이 어려운 식당은 sns콘텐츠의 단골 소재중 하나다. 당연히 이와는 반대로 사람들은 라면을 먹는다고 자랑을 하진 않는다. 라면은 일단 흔하며, 일상중 값비싸여 가치가 높은 물건이 아니다. 또 건강에도 좋은 식품이 아니다. 여러모로 이야기의 화제가 될만한 소재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라면 이야길 한번은 하고 싶었다. 고물가 시대 나같은 서민에게 라면같은 식품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일단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말 부각해야 힐 장점은 맛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라면을 먹을때는, 주로 라면의 그 맛있는 맛이 생각날때다.


나에게 라면은 참 맛있는 음식이다. 다음부터는 내가 라면을 끓이는 법칙같은 순서다.


야채스프를 놓고 먼저 물을 팔팔 끓인다. 물의 온도가 더이상 오르지 못한다고 시위를 벌이기 시작할 때가 되어서야 면을 넣는다.

잠시 기다려 면이 경직된 모습을 스스로 풀어 놓을때, 계란을 중심에 투하하고 벌어진 면의 틈 사이로 비벼넣는다. 수분을 흡수하려던 면발이 계란에 가로막히며 응고되어 서로 나약한 응집력을 가진다.

냄비의 주위로 뜨거운 기포가 방울거리고 중심엔 계란의 일부가 크림 같은것을 솟아 올린다. 어그러진 모습 같으나 이 규칙은 언제나 유지된다. 이때 중심에 스프를 뿌려준다.

좋아하는 토핑은 어묵류다. 어묵은 자신이 첨부된 요리의 주어를 잡아먹지 않는다. 언제나 명품조연이 된다. 주연이 되려는 만두와는 반대의 성격같이 느껴진다. 만두는 얇은 피가 터지지 않게 괸리해 주어야 하고, 어묵과 달리 국물이 내부에 침투되는 것도 스스로 원하지 않는다. 그릇 내부세계의 주제와 어울리지 않게 여간 까다롭다.
조연들 비중이 높아져 주제가 흔들리는것은 연출가의 문제일 것이다. 언제나 조연만큼의 비중으로 필요한 만큼보다 조금 적게 넣아주는 관리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어묵이 가장 좋다.

진라면이나 신라면의 경우 이렇다. 그냥 이정도로만 끓여도 정말 근사하고 괜찮은 맛이난다. 흔하다는 특징이 대상을 가벼이 보이겐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무가치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산소도 그렇고 태양빛도 그렇고 너무 흔해서 그 소중함이 피부에 와닿지 않지 않는 것들이 있다.  라면같은 가치있는 것이 흔하다는것은 정말 다행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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