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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May 17. 2021

두근두근 출산 두근반세근반 육아

 


무엇이 원인인지 몰랐었다. 원인을 모르니 해결책은 더더욱 모를 일이었다. 무방비 세상에  홀로 버려진 것처럼  아이에게 이 것 저 것을  해보고 좋아지는지 안 좋아지는지 아이에게  접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흔한 단어이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병이 '아토피' 이다.   쉽게 피부병인줄 알았는데 아토피였다는 사람들도 많고 없다가 성장기에 생기는 학생들도 많다.   노인이 되면서 갑자기 가려움증이 생기고 피부병으로 병원을 다니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래 전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전에  가려움증으로 고생하셨다.  매일 피부에 닿으면 따가웠던 소금으로 목욕하시면서 가려움을 해소했던 기억도 났다.  그 것 역시 '노인성아토피'였던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기나 노인, 그리고 스트레스로 피곤한 성인들에게도 없다가 나타나는 증상이 아토피다.   아토피는 알 수없는 병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사람들에게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생겨나는 증상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던 20년전에는 의사들도 모르는 병인만큼 치료제가 없었다. 임시방편으로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지만 효과가 있는 한편으로 부작용도 보고가 많이 된 것이 스테로이드여서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알려진 사실은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면 사용할 때만 증상이 없어지고 그 증상은 언제든지 나타 날 수 있다고 했다. 슬프게도 증상이 다시 나타날때는 증상이 더 심해지고 급기야 부풀어 오르거나 내성이 생겨 더이샹 약을 사용해도 증상이 멈추지 않게 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양약은  많은 부작용이 있었고 치료가 아니라  임시방편이었기에 결국  사용할 수가 없었다. 방법이 없어도 끝이 보이는 건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차선으로 한방치료를 택했었다.    한방에서는 체질개선이라는 혹하는 단어로 많은 돈을 쓰게  하였다.  급부상한 프랜차이즈 한방병원에  아기용 한약과 한 주에 한통도 부족한 비싼 크림, 그리고 아이의 온몸에 천연진흙을 발라서 랩으로 칭칭 감아 뜨거운 방에서  땀을 낸다는 한의원에 매달 2~3백의 돈을 쓰면서 아토피치료에 혈안이  되었었다.  아이가 랩으로 감겨진 체  뜨거운 통 안에 홀로 남겨진 공포에 대해 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단지 ‘지금 엄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야’라고  스스로 위안하기 급급했다.   부작용의 보고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한약이 안전한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지 한약을 먹이는 것도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었다.  한약을 해독하기 위해 간을 상하게 했었다는 사실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알게 되면서 아이에게 아무것도 먹이지 말아야겠다라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  무엇인가 열심히 먹이고 발라주었던 것이  가장 후회가 되었다.    게다가   생각해보면 아이에게 한  번도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무조건 좋다는 것을 다 해보면서 아이를  힘들게 했었다고 생각하니 미안해졌다. 말을 못하는 아기였을 때도 그랬고 의사표현을 조금씩 하는 나이가 되어도 아이의 느낌을 고려하지 않았다.   빨리 병을 낫게 해야 했었고  아이도 그것을 원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병은 한 가족의 일상도 병이 들게 하는 것이었다. 주말마다 좋다는 온천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고 차 트렁크 가득 온천물을 받아와서 아이에게  목욕을 시키고 무거운 항아리에 구멍을 내서 수도꼭지를 달아서 만든  정화수항아리에 물을 정화시켜서 마셨다. 정화수를 만드는 방법은 숯을  깨끗한 면천에 둘둘 말아 넣은 후에 볶은 소금을 넣고 수돗물을 넣어  이삼일정도 놔두면 정화수가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먹는 물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물을 받을 때마다 무거운 항아리를 씻고 숯을 씻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손목이 시큰거려도 이! 번! 만! 하면서 반년을 먹다가 결국 손을 들고 포기했다.  가려워하는 아이이기에 목욕물준비는  하루의 일과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온천물이 떨어지면  녹차, 어성초, 쑥등 열을 식힌다는 약초를 끓여 목욕물을 준비하고 아이는 풍욕을 해주었다.

풍욕하는 아이들 2013

 풍욕은 바람으로 목욕을 시키는 자연요법중의 하나이다.  환기를 잘 시킨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아이를 벌거벗긴후  이불을 덥었다가 일정한 시간만큼 이불을 벗기고 바람을 씌어주는 풍욕은 피부에 자극을 주면서 모공을 열었다 닫았다 해주는 피부호흡법이다.  자연요법을 하는 분들이 산에 올라가 옷을 벗고 산림욕을 하면서  담요를 덥었다 벗었다하는 분들이 있다. 혹시 산에 올라가 이런분이 있다면 너무 놀라지 말고 몸이 아픈 사람이구나 하면서 말없이 지나쳐주면  된다.  어떤 요법보다 효과가 턱월한 것이 이 풍욕이라는 것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꼭 공기좋은 산에 올라가지 않아도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요법이다.  셋째 아이를 임신했을때가 사암리 시골집에 살고 있을 때였다

임신의 기쁨보다 이 아이마저 아토피로 태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컸다.  그리고 시작한 것이 풍욕이었다.  육아로 피곤했던 나는 풍욕만 하면 졸았다.  그때는 카세트테이프를 틀어놓고 했었는데 어찌나 졸립던지 하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아이들과 같이 하기로 했다.

방을 아주 뜨겁게 보일러를 틀어놓고  두아이들과 벌거벗고 뜨거운 방에 들어가서 120초 ,거실로 나와 120초가 될때까지 까르르 웃으면 놀이를 했다. 아이들은 풍욕이 아니라 엄마와 벌거벗고 노는 놀이의 하나였다.

둘째아이는 기억못하지만 큰아이는 아직도 그때 재미있었다고 풍욕을 기억하곤 한다.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었는데 아이는 좋게 기억해주니 감사할 뿐이다.

피부호흡을 제대로 못하는 아토피아이들에게 피부호흡을 하게 하는 것을 안 것도 풍욕을 하면서부터다

알 수 없는 것은 몸으로 체험하면서 하나 둘 체득해야하니 자연요법은 엄청난 시간과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풍욕은 강력한 효과가 있는만큼  명현반응역시 쎄게 오는 것이어서  풍욕을 하고 나면  아이들의 피부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했다.  진물이 나오거나 부풀어오르면 횟수를 줄이고 좋아지는 것 같으면 횟수를 늘려가야 했다.  


태교책을 읽으며 자연분만을 위해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으며 두근두근  그 설레였던 출산의 기쁨은   매일매일 가슴을 조리며  두근반 세근반 심장이 쫄려  아이들의 피부를 들춰봐야 했던 두려움으로 자리를 내주었다.


우리집 벚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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