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주는 두 번째 이야기야.
지금까지 너도 나처럼 수없이 많은 좋은 이야기들을 듣고, 또 읽어 왔지? 그 이야기들을 만났을 때, 마음에 큰 감동들이 왔었을 거야. 그리고 마치 너의 삶이 크게 변한 것 같은 생각에 빠졌겠지. 아빠도 그런 경험이 셀 수 없이 많아. 그런데 그 많은 좋은 말씀들이 지금은 기억나는 것이 많지 않거든.
왜 그렇게 되었을까?
아빠가 치과를 개업했을 때, 목사님께서 개업예배를 올려 주셨던 것 기억이 나지? 우린 그때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 기대감과 좋은 목사님께서 축복해 주시느라고 와 주셔서 참 기쁜 시간을 가졌었지.
그때 목사님께서 기억에 남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혹시 기억이 날까? 아마도 네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기억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런 말씀이었어.
"무엇인가를 배우고, 그것을 복습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면, 배운 것의 반이 사라집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복습 없이 보내면, 나머지의 반이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10을 배우고 이틀을 그냥 보내면 둘 정도가 남는 겁니다.
다시 하루가 지나면 10개 중에 하나만 남습니다.
나흘이 지나면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반복학습의 중요성
나는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그전까지 해 왔던 일들을 반성하게 되었다,
30이 넘으면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수많은 연수회에 참가했고 또 많은 것을 배웠지. 배우던 그때에는 모든 것을 다 아는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배웠던 많은 것들이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던 거야. 그 이유를 그 말씀을 들으면서 복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무엇인가 배울 땐, 한 번씩은 복습을 하는 습관을 들였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말씀하신 것이 누군가의 가르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검색을 해 보았다.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이라서 "망각의 법칙"이라는 제목으로 검색을 해 보았었다. 그런데 검색했던 키워드대로 검색결과가 나오는 것이었어."헤르만 어빙하우스의 망각의 법칙"이라는 제목으로 말이지.
100여 년 전의 학자였던 헤르만 어빙하우스가 인간의 기억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배운 것을 반복학습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었다. 목사님께서는 우리들이 기억하기 좋도록 복습하지 않으면 배운 것의 반이 사라진다고 하셨지. 그리고 그 반이 사라진다고 하신 것은 우리들의 기억에 쉽게 남게 하신 것이었던 거야.
어빙하우스의 연구결과는 목사님 말씀과는 조금 달랐다. 복습하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은 맞는데,
사라지는 속도가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는, 배우고 나면, 초기에 급속하게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헤르만 어빙하우스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배우고 나서 바로 그날 복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지.
그러고 보면, 그 말씀 덕분에 배운 당일에 복습을 하는 습관을 붙인 것이 나에게 무척 감사한 일이었던 거야.
우리가 요새 좋은 책들을 많이 읽고 있잖아?
아빠는 다독을 좋아해. 너도 알고 있지?
다독이 두 종료가 있단다. 하나는 여러 종류의 책을 읽는 것이고,
또 하나의 다독은, 하나의 책을 여러 차례 읽는 것이야. 아빠는 후자를 좋아해.
다독을 좋아했던 김득신(金得臣)
조선시대에 김득신이라는 분이 계셨다. 그분은 다독을 좋아하셨다고 한다. 그분을 기념하는 정자가 있는 모양이야. 거기에는 '독수기(讀數記)'라는 글이 붙어있는데, 김득신이 얼마나 많이 반복해서 읽었는가를 기록해 둔 글이라고 하는구나.
전설에 따르면, 그가 같은 글을 얼마나 많이 반복했는지, 바깥에서 일하던 하인이 그 글을 암기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재미있지? 그만큼 반복학습이라는 것이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아빠가 요새 로버트 새폴스키라는 심리학자의 책을 읽고 있는데, 그분의 책은 뭐든지 두꺼워서 보는 표지를 펴기도 전에 벌써 주눅이 들 정도다. 그런데 펴서 읽어 보면 참 시원하게 글을 쓰고 있어서 읽는 것이 다 양식이 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워낙 양이 많다 보니, 며칠에 걸쳐서 읽다 보면,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정말로 많아. 그래서 지금 세 번째 다시 읽고 있지.
아마도 이번에 읽기를 끝내고 나면, 내 나름대로 스트레스에 관한 인체의 반응에 관한 것을 사람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세 번 읽어서도 부족하다고 생각이 되면 또 한 번 읽으면 될 것이라서, 시간이 문제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할 수 있게 될 것은 확실하다..
잘 생각해 보면, 우리들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행하고 있는 것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수 없는 반복으로 몸에 밴 것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매번 식사를 할 때 숟가락 젓가락을 다루는 것을 신경 쓰면서 하는 일은 없잖아? 그런데 젓가락을 다룰 줄 모르는 나라가 적지 않다고 그러더라. 우리의 문화는 좋은 조상들 덕분에 다른 나라가 모르는 많은 재주들을 저절로 갖추게 된 것이지. 참 감사한 일이야.
사실 오래전에 우리들이 배웠던 공자님 말씀을 기억해 보면, 이미 우리는 반복학습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어.
"자왈,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이니라"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자주 익히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이 말씀에서 우리가 늘 쓰고 있는 학습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야.
배우기만 좋아하고 익히지 않으면 즐거운 것을 기대할 수가 없다는 말씀이지.
오늘도 멋지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