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에게 #9

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by 마지막 네오

혼자가 되어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에 빠져들어

스스로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다른 타인들과 있을 때는

늘 즐거운 마음인 듯

사는 사람이 있었어요.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었지만

그에게도 가끔은 가을의 고독처럼

쓸쓸함이 맴돌 때가 있었고

또는 이해할 수 없을 만한

슬픔들도 있었지요.

파란 하늘을

몹시 동경하던 그 작은 사람은

순수를 가슴에

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스스로 사랑이라는 감정인 줄 알게 된

사랑에 빠졌을 때,

어린아이가 처음으로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나선 것처럼

즐겁고 행복한 느낌에 사로잡혀

세상에 비탄 같은 것은 없다고 믿게 되었지요.

그 짧은 시간을 지내는 동안

알 수 없었던 어떤 것을

어느 날 그가 다시 처음으로

스스로 슬픔인 줄 알만큼

아프게 이별을 경험해야 했을 때

비로소 세상에는

슬픔과 비탄에 잠길 만한 이야기가

많이 있다는 것을

하나둘씩 깨우쳐 갔답니다.

아픔은 처음에는 가슴이 터질 듯 괴롭히고

마치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지만

시간 앞에서

조금씩 사그라들었습니다.

그러한 자신의 감정 변화에 대해

당혹하게 느낀 그는

순수에 대하여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을 했지만

별게 아니라고

곧 시간 흐름으로 잊고 말았습니다.


다시 시간이 조금 지나

새로운 사랑이 눈앞에 나타나고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을 때

그는 겁이 나서

좀처럼 쉽게 다가설 수 없었지만

별 수 없이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이번에는

그가 처음으로 슬픔이란 것을

정확하게 인지했던

그 상태의 감정을 잊게 해 주었습니다.

그는 다시 세상을 아름답다고 칭송하며

행복이란 늘 사람의 곁에 있지만

가끔 못 보았을 뿐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또다시 슬픈 일을 당하지 않으려고

이번에는 조심스럽기도 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서

사랑이라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와

이상적인 욕구에

충족될 수 없는 부분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렇게 열망하고 소중하게 여기던 '사랑'을

단지 인생의 한 부분으로 여기게 됩니다.

처음 알게 되는 슬픔의 이유였던

당혹감과는 다른

어떤 허탈함이

아름답고 소중하게만 생각해 오던

모든 것들에 영향을 끼쳐

그 모든 것을 순식간에

멀리 있는 풍경처럼 만들고 말았지요.

그렇게 이해되기 힘들게

감정이 변화해 가면서

그는 스스로가 알아오던

한 가지씩 정립되어 있던

일들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고

결국 현실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해가게 됩니다.

사랑으로 인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도 없고

그러한 것을 걱정하거나

이제는 허탈해하지도 않습니다.

자기 자신이 그런 것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거나

걱정해야 하는지도 구분이 서지 않고

단순하게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그 사랑이 어떤 의미가 되는 것인지

잘 모른 채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었지요.

예전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괜한 근심같이 다가와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저 왜 잠을 이루지 못할까 하는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하늘이 파랗고 아름답다고 생각되지만

왜 답답함을 느끼는지도 잘 모릅니다.

아니, 그 정도는 행복한 것이지요.

바쁘다고, 바빠서 시간이 없다는 얘기를

언젠가부터 잘하게 되었습니다.

늘 피곤함에 지쳐

다른 어떤 변화가 있고

무엇을 계획해서 느끼려고 하였는지,

감정적으로 아무것도 풀지 못한 채

괜히 급급히 살아갑니다.


당신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가끔 이유를 알고 싶은

감정적인 변화를

멍하니 받아들인 채 길을 걷고

먹을 것을 먹고

전화를 하기도 하고

책을 보기도 하면서

시간에 묻혀

이제는 동화 같은 얘기는

완전히 망각한 채

현실에 충실한 자신에게 만족하고 있나요?


그래요... 어쩌면 그런 부분은

필요 없는 소망이고

무분별한 결과를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러나 먹을 것과 입을 것이 필요한

확실한 이유만큼

또는 예술적인 충족이 필요하듯이

사람은 꿈을 꾸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요.

20세기의 각박한 시간 안에서

당신은 컴퓨터 회로와

전기적인 장치로 움직이는 로봇이나

인간에 가깝게 만들어지는

유전공학의 보고와 구별되지 못하는

비극적인 상상에 대해서

자신 있게 자신을 변호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가장 무서운 적은 가장 소리 없이

나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다가와

거기에 갑자기 서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의 감정에 대해

얼마나 솔직하게 살고 있는지

혹 그 감정을 억제하면서

자기 자신만이 아는 비밀을

많이 만들어 두는 것은 아닌가요?

고백은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솔직한 대화는

하나의 버릇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랑의 시작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솔직한 고백의 필요성에서 시작하며

솔직한 대화를 통하여

서로 보완되는 마음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다시 읽어보니 '그 시절에 이런 글도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참...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 중에 한 편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랑하는 이에게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