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조금만 더 솔직하게
지금보다 조금만 더
그렇게 니 앞에 서서 이야기할게
현실은 늘 나를 괴롭히고
짊어진 짐은 큰 무게가 되어왔어
고독을 살찌우는 좋은 먹이가 되고
어느새 네 마음에 상처 주는
비애가 되어버렸지
그것이 큰 무게일지언정
사랑하는 마음에 미치지 못하여
너의 눈물만을 아파할 뿐
달라지는 건 없었지
하루의 피곤한 마감 때면
늘 생각하는 네 눈물 어린 얼굴
현실에 대하여 무기력한
나 자신이 미움으로 변해가.
사랑하는 이여,
이제 울지 마
너의 눈물은 소용없는 짓이야
차라리 나를 더욱 힘껏 안아준다면
네 가슴 응어리에
내 가슴 포개어 풀어줄 텐데,
너 멀리 울기만 하면
나 홀로 외로운 정적을 감당해야 해
너 또한 그럴 거야
나눠진 슬픔이란 그런 거니까
사랑으로 이길 수 없는 것이 있던가!
두려운 부분 때문에 나를 버릴 수 있나?
이제는 무엇도 되지 않는 눈물
상심의 마음만 살찌우는 일인 거야
네 야위어 가는 마음을
마른 장작처럼 지켜보는 나는
더욱 커다란 비탄에 빠져들어갈 뿐이야
슬플 때는 차라리
가슴 부서지도록 안아줄게
서러운 하늘을 가진 것도 아닌데
울지 말고 내 품에서 쉬어
지친 마음이 가면 얼마나 가겠니
여기 내 품에서
나는 네 가슴에서
서로에 대한 느낌으로 알아 가는 거야.
자! 이제 슬퍼하지 마
현실은 있지만
우리 사랑 또한
현실에 있잖아
우리 사랑이 현실인데
현실에 눈물지면 안 돼
이젠 울지 마...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 중에 한 편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