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나 이대로 무엇인가 되고 싶소
그대 마음속에서,
파란 하늘도 좋을 것 같소
무명실로 짠 애틋한 깃발 걸어두고
노 저어 건너는 파란 하늘도 좋을 것 같소.
깊은 강물도 좋을 것 같소
신뢰 가득한 눈빛으로 여울지는
그대 마음 닮은 깊은 강물도 좋을 것 같소.
바람이래도 좋을 것 같소
눈물짓는 길 따라 말없이 닦아주며
착한 마음 전하는 바람이래도 좋을 것 같소.
꽃이 되어도 좋을 것 같소
약속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무언의 사랑으로 피는 꽃이라도 좋을 것 같소.
한 줌 흙 이래도 좋을 것 같소
노력과 땀으로 다가서
진실을 일깨우는 한 줌 흙 이래도 좋을 것 같소.
나 무엇인가 되고 싶소
그대 마음속에서...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 중에 한 편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