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에게 #35

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by 마지막 네오

애틋함이 필요했다.

널 기억하는

어느 가을의 하루

가슴 아파 쓰러질 지경으로

애틋함이 필요했다.

사람들은 계절을 타는 거라 말했지만

우리에게는 몹시 아픈

애틋함이 필요했던 것이다.

어둡고 외로운 길목에 도착하면

불빛 세례가 서러웠듯이

바람 부는 거리에서

평소 시간의 간격에서

느끼는 필요성은 분명 그것이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

나무처럼 지내려 했던 것이다.

이파리가 다 떨어지고 말았을 때

파도처럼 뿌리 깊은 곳에서 그리움이 왔다.

바람이 떨어진 낙엽마저 가지고 가버린 때

헤어져 있어야 하는 불편함에 대하여

또는

그냥 웃는 웃음에 비추어

우리는 서로 그렇게나 깊은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바보같이

우리는 무심한 척 다른 방향을 보아왔다.


사랑이란 이름은

가끔 눈물 흘릴 만큼

애틋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쓸쓸하게 바람 불고 있는

정말 보잘것없는 그 거리에서 말이다.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 중에 한 편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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