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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솜 Jul 31. 2023

2주 차 프리라이팅

<세작교> 2023 책이 되는 에세이 (07/19/2023)

사랑에 빠졌다 (10 문장)

1. 아빠는 냉골로 지내다가도 내가 오는 날엔 방을 쩔쩔 끓게 데워 놓으셨다. 

2. 엄마는 마디마디 손가락이 굵어졌다. 

3. 지쳐 잠든 사이에 남편이 곱게 빨래를 개켜놨다. 

4. 눈을 감아도 너는 선명하기만 하다. 

5. 우린 오래도록 아무 말하지 않아도 공기가 어색해지지 않는다. 

6. 아빠는 텃밭에 심어 놓은 토마토 중에 제일 실한 놈으로 가져왔다. 

7. 엄마는 행여 칼바람 들이찰까 내 옷깃을 여몄다.

8. 얼음장같이 파래진 내 손을 꼭 쥐고 네 호주머니에 쏙 넣었다. 

9. Delete를 아무리 눌러도 너는 절대 지워지지 않았다. 

10. 아까부터 카톡 1을 노려보고 있다. 


시간이 흘렀다 (10 문장)

1. 새 연필이 몽당연필이 됐다. 

2. 오늘 밤엔 오리털 이불을 꺼내야겠다. 

3. 가로등이 하나둘씩 커졌다. 

4. 붕어빵과 군고구마가 돌아왔다. 

5. 커피가 식었다. 

6. 한통 가득 들었던 분유가 바닥을 드러냈다. 

7. 요즘 나오는 아이돌, 다 걔가 걔다. 

8. 운동화 뒤축이 이리 닳았나? 

9. 벌써 월세 내는 날이다. 

10. 여기에 우리 학교가 있었는데, 이젠 아파트가 들어섰다. 



- 글 분위기 바꾸기- 

약속 시간에 늦어 서둘러 준비를 했다. 


a. 귀찮은 버전 

띠로리 띠로리 알람이 시간차로 운다. 새벽 2시 50분. 줌 강의 10분 전이다. 이불속에서 좀 더 꼼지락 거려본다. 잠을 더 자? 말아? 세수를 해? 말아? 강의를 들어? 말아? 아 몰라! 오늘은 더 자자! 세수도 하지 말자! 강의도 듣지 말자! 



b. 설레는 버전

띠로리 띠로리 알람이 시간차로 운다. 새벽 2시 50분. 줌 강의 10분 전이다. 이불속에서 좀 더 꼼지락 거려본다. 잠은 무슨 잠이야! 얼른 세수하고 정신 차려. 강의 들을지 말지를 왜 고민해? 이 강의는 꼭 들어줘야지! 얼른 윗도리 챙겨 입자. 줌 아이디가 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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