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운행 중단요?
그동안 살펴본 애로사항은 소요 시간의 증가, 교통비, 좌석문제가 있었다. 그중 가장 무서운 애로사항은 바로 이 네 번째! 운행 지연 및 중단 사태가 아닐까 싶다.
KTX를 자주 타다 보면 바로 알게 되는데 몇 분 지연 정도는 비일비재하지만 꽤나 정시에 기차가 잘 다니는 편이다. 그러나 한번 잘못되면 복구되는 데 오래 걸리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 복병이다.
최근에 났던 큰 일은 내가 휴직 중일 때였는데 광명역사가 침수로 물에 잠겼던 사건이 있었다. 당연히 기차 운행에 차질을 빚었고, 역사는 한동안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가 운행을 하지 못했다. 이때 내 자리로 육아대체로 근무하신 분이 출근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이런 일을 겪었는데 얼마나 놀라고,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
운행 차질은 이렇게 더운 여름(선로 문제), 태풍이나 폭우, 추운 겨울의 폭설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 하루에 다니는 기차편수가 많다 보니 매번 내가 그 모든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교통수단이라고 하면 안전이 정말 정말 중요하고, 기차처럼 많은 승객을 옮기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니, 문제가 생기면 바로 바로 확인을 해야하며 철저하게 해야하는 부분이다.
정말 딱 한 번 있었던 일인데 퇴근 시간에 기차가 저 아래에서 사고가 났는지 선로를 쓸 수 없어서 퇴근을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조치원으로 가서 고속버스를 예매하여 집에 겨우겨우 갔던 일이 있었다.
최근에는 일요일 저녁이었는데 동대구-경주 사이에 탈선사고가 나서 많은 사람들이 발이 묶였던 일도 있었다. 나도 그때 서울에서 광명역으로 가려던 참이었는데(지금은 서울역이 아닌 광명역에서 출퇴근을 한다) 타지 못했고, 그냥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
짧은 거리 이동이나 바쁜 도시에서의 이동시에는 지하철이 운행을 못하면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걸어가거나 여러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기차를 타고 다니려다 보면 바로 대체 교통편을 찾기 어렵거나, 꽤 험난할 수 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 5년 혹은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최근 열차가 1분, 2분 지연되는 일이 훨씬 많아졌다. 이용객이 늘어서일 수도, SRT가 생기면서 편리해졌지만 기차편수가 늘면서 어쩔 수 없이 빡빡한 운행으로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때문인 건지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기상악화로 인한 장시간 지연(20분 이상)도 많아졌다. KTX를 지연이 되면 보상을 해주는데 그 첫 기준이 20분이고 그 이후부터 더 많은 비용을 보상해 준다. 그래서 KTX가 웬만하면 20분 안에 지연을 해결하려는 것 같단 생각을 하곤 했다.
마지막으로 운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또 한 가지 원인은 인명사고이다. 나도 한 번 겪은 적이 있다. 아침에 출근 중이었는데, 서울역에서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차가 멈췄는데 알고 보니 인명 사고였다. 승객들이 다 내린 뒤 다른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좀 놀랐던 일이라 엄청 희미한 기억이지만 기차에서 내려 다른 기차를 탔던 장면이 생생하다.
교통 수단 하나만으로 이런저런 이벤트가 이렇게 많았다. 지금 기억 안나는 소소한 일들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