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거 아니고?
스마트폰의 스크린타임을 확인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하루 종일 정신없이 보내는 나 자신은 언제 이렇게 많은 시간을 요 검정 네모와 보낸 것일까 의문이 드신 적은 없으신가요?
그렇게 바쁘다면서 보고 싶었던 프로그램,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하루에 몇 개나 본 적은 없으신가요?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렇게 좀 볼 수도 있지!
전 유튜브가 유행하기 전부터 브이로그를 보던 사람이고, 대학생 때는 영화가 너무 좋아서 공강 시간에 시청각실 같은 곳에 가서 영화를 보고, 집에서도 하루에 영화를 세 편씩 보고, 그러다가 영화 모임에서 남편까지 만난 영상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영상을 보는 것이 제 취미이자 힐링의 시간입니다.
물론 요새는 보고 싶다고 생각지도 않았던 쇼츠, 릴스를 지나치게 소비하면 현타가 그야말로 씨게 옵니다.
그런 저는 애기엄마복직러가 된 뒤 그렇게 좋아하는 영상을 볼 시간도 여력도 힘도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 보지도 못하는데 구독하는 게 아까우니 작년 9월쯤 끊었고 아직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 외 OTT는 구독을 안 했었어요. 쿠팡 와우 때문에 쿠플은 볼 수 있습니다만 이마저도 많이 안 봅니다.
틈틈이 제 시간을 빼앗아가는 스레드, 인스타도 지웠었습니다.
유튜브만 살려 놓고 쫌쫌따리 보고 있었습니다.
운동 얘기 하려고 글을 쓰는데 왜 영상 얘기만 쓰냐고요?
마치 운동하기 싫으니까 영상 얘기로 변죽을 올리는 것 같네요.
저는 정말이지 저에게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운동=어딘가에 가서 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운동=요가였기 때문입니다.
요가원에 등록도 해야 하고 일주일에 3번, 그래 못해도 2번은 가야 할 텐데..
준비 시간 가는 시간 등등 하면 1시간 반~2시간은 잡아먹게 될 텐데.. 난 정말 그럴 시간이 없어!
홈트 같은 것은 꿈을 꾸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속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운동은 제 인생에서 우선순위였던 적이 없습니다.
복직하고 나서도 제가 좋아하고 일적으로도 필요한 영어 공부는 루틴으로 세 가지나 하고, 틈틈이 뜨개질도 했었고요(덥기 전까지!), 원서도 한 달에 한 권은 읽었습니다.
정말 체력이 모든 것의 바탕인데 그것이 없으면 기본적인 생활과 제가 좋아하는 저런 것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정말이지 절절히 느끼게 되면서 저는 각을 잡고 생각해 봤습니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고, 저는 운동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운동할 시간을 내려고도 안 해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너무너무 좋아했다면 주말에 하루라도 내서 저는 요가원에 갔을 것입니다.
남편에게 어떻게든 양해를 구해서 평일에 하루라도 저녁 마지막 타임에 다녀왔을 것입니다.
운동은 저에게 크나큰 장벽으로 느껴지는 일인 것이죠. 그러니까 아주 쉽게, 아주 간단하게, 아주 편리하게 마치 우리가 유튜브 어플을 누르듯이! 무의식적으로 인스타 알림을 누르듯이!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원래 자기가 잘하는 분야는 아이디어도 알아서 샘솟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저절로 알게 되고, 모르면 더 알고 싶어지고 그렇지만 그 반대의 분야는 도통 모르겠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점점 더 멀어지고, 더 모르겠고, 에라 모르겠다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기는 해도 인생에서 어쩔 수 없이 반드시 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저에겐 아이를 낳은 뒤 요리였습니다. 정말 1부터 100까지 다 사다 먹이는 것이 가능한 세상이긴 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나면 각자의 가치관과 상황과 선택에 의해서 50까지 사다 먹일 수도, 손수 다 해먹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 어떻게든 해 나가더라고요. 물론 쉽지도 않고 엄청 즐겁지도 않고 어렵기만 하고 그렇지만 여차저차해 나가고 있습니다.
운동은 사실 이렇게 닥쳐서 해야 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작이 더 어려운 것이고요.
아프고 나서 어디가 잘못되고 나서 하려면 그게 운동이 아니고 재활이 될 수도 있고, 아예 운동을 못하고 병원 신세를 질 수도 있지요.
저는 그런 운동과 재활 사이에서 운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길이 너무 길어져서 어떻게 했는지는 다음 글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보시면 깜짝 놀랄 만큼 별 것 아닌 운동을 시작하면서 무슨 생각을 그리 많이 했냐 하실 것 같습니다.
날이 좋을 땐 더 하기 좋은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