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과 몸에 집중
그리하여 저는 제가 좋아하는 걷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좋아하면 하겠지. 그거 할 때 좋은 거 나 잘 알잖아. 추워서 더워서 날씨 핑계부터 온갖 갖은 핑계로 미루던 일 운동 그래해보자.
그래 근데 그 걷는 시간 언제로 해야 하는 걸까? 나에게 개인적인 시간은 일과 육아가 없는 새벽 아님 밤인데 어두운 길거리, 공원은 싫은데… 러닝머신에서 걸으려면 또 어딘가로 가던지 장비를 구비해야 할 텐데. 이 고민부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퇴근하면 양해를 구하고 뛰쳐나가야 하는 걸까? 그런데 나도 퇴근하고 오면 녹초에 아기는 나만 보고 싶어 기다렸는데 그래도 되는 걸까? 이 정말 뭐 하나 쉽지 않습니다.
저는 출근 시간을 활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고 타고 역으로 가는 시간이 이래저래 20분 정도가 걸립니다. 뭔가 버스 시간이 잘 안 맞으면 여유시간 포함해 5분쯤 더 걸리기도 하고요.
저는 역까지 걸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걸어서는 25분~30분이 걸립니다. 그런데 이건 지금 제가 걷는데 익숙해져 그렇고 처음엔 40분 정도 걸렸나 봅니다.
생각해 보니 버스 기다리고 뭐 하고 그런 변수 없이 제 발로 걸으면 제 체력만 받쳐주면 그 시간을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셈이었지요.
날씨가 너무 궂으면 걷는 일이 더 어렵겠으나 다행히도 9월에 시작하여 찬겨울이 오기까지 그렇게 날이 궂은날이 없었습니다. 더운 날씨도 점점 사그라드는 시기여서 참 즐거웠습니다.
저는 그렇게 매일 30분가량 걷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촉박한 날엔 건너뛰기도 했고, 주말엔 더 오래오래 걷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출근이 제 운동시간도 된다는 개념은 저에겐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고민을 진심으로 하다 보니 저에게 맞는 시간 활용법을 찾은듯해 참 기뻤습니다.
처음엔 달리기도 고민했었습니다. 요새 유행하지 않습니까? 무라카미하루키가 극찬하는 그 달리기. 그의 그 달리기에 대한 에세이도 제가 참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제가 바로 달릴 수 있을 거라 생각 안 했고 무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는 런데이 어플을 이용해서 걷기에 더 취미를
붙였습니다. 런데이에도 걷기 튜토리얼이 있고 7일 정도 하면 완료가 되고 그 이후에는 원하는 방식을 골라 가이드에 따라 걸을 수 있고, 자유 걷기도 가능합니다.
런데이는 처음에 바른 자세로 잘 걷고 싶어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스탬프를 찍을 수 있으니까 기록도 되고 동기부여도 되라고 선택했어요.
그런데 가이드에 따라 걸어보니 오래 걸어도 다리에 알이 배기지 않고 속도 조절도 할 수 있었습니다. 내 몸 어느 부위에 얼만큼 힘을 줘야 하는지 저는
잘 모르고 무작정 걸었던 것입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저는 강북에 살았어서 동대문쯤부터 광화문까지 종로 6개 거리를 주욱 걷기도 하고, 혜화동 쪽으로 가서 혼자 창경궁에 가기도 하고, 아무튼 좀 할머니 같은 습성이 저에게 있나 싶습니다.
저는 그동안 걷기라기보다 어쩌면 거닐기를 즐겼던 거 같습니다. 운동으로 걷기를 바라보고 실천해 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고, 러너스 하이가 아닌 워커스
하이 같은 것도 오더라고요.
한 20분쯤 빠른 걷기를 하다 보면 개안이 되면서 뭔가 기분이 엄청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됐고, 이 기분을 자꾸자꾸 느끼고 싶어서 정말 틈나면 걷고 또 걸었습니다.
실제로 의자에 앉을 때 자세에 신경 쓰게 되고, 허리도 덜 아프고, 기분도 좋고, 안 좋은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 이래서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야!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야외 걷기는 정말이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추운 겨울은 더더욱 쉽지 않았습니다. 해는 짧아지지 칼바람은 점점 거세지지… 저는 결국 출근길 걷기는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제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든 잘 활용할 방법을요. 계속해서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나의 3개월 간 걷기 기록
일주일 5회 30분 걷기를 목표로 했습니다!